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외업무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10년만에 부회장직을 부활한 데 이어 박삼구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기옥 사장을 재기용해 대외협력업무를 맡겼다.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인수를 통해 그룹 재건에 나선 박삼구 회장이 대관업무 강화 등을 통해 산적한 현안을 풀어내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10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은 최근 기옥 전 금호터미널 대표를 대외협력담당 사장으로 선임했다. 기옥 전 사장은 지난 2월 임원 인사에서 고문으로 물러났지만 한달만에 다시 일선으로 복귀했다. 계열사 대표이사가 아닌 박삼구 회장의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역할이다.
기옥 사장은 이원태 부회장, 김성산 부회장 등과 함께 그룹 대외협력 업무를 맡게 된다.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2월 인사에서 10년만에 부회장직을 부활시킨 바 있다. 이원태 부회장은 서울지역, 김성산 부회장은 광주지역에서 대외협력을 담당한다.
기옥 사장의 재기용이 주목을 받는 것은 그가 박삼구 회장의 최측근이기 때문이다. 기 사장은 광주제일고 출신으로 금호실업으로 입사한 후 회장 부속실에서 근무했다.
| ▲ 기옥 금호아시아나그룹 대외협력담당 사장 |
박삼구 회장과 형제간 분쟁을 벌이고 있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고교동창이었지만, 2009년 금호석유화학 사장 재직당시 이사회에서 박찬구 회장 해임안에 동의하며 박삼구 회장의 사람으로 분류됐다. 이후 그룹 전략경영본부 사장으로 중용되는 등 박삼구 회장을 보좌했다.
기옥 사장은 지난 2011년 11월 금호건설 대표이사로 재직하던중 경영책임을 지고 사퇴한 바 있다. 하지만 박삼구 회장은 연말 인사에서 기 사장을 다시 금호터미널 대표로 임명하며 신뢰를 보이기도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부회장직 부활과 최측근 인사를 재기용해 대외업무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은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인수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착륙사고와 관련한 행정소송에도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옥 사장이 금호계열사 대표이사, 전략경영본부 사장을 지내며 쌓은 인맥을 활용해 대관업무를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채권단과 불편한 관계가 형성된 부분들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는 기옥 사장 외에 대외협력업무 강화를 위한 인력도 보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금호산업 인수와 관련, 박삼구 회장은 전날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회장은 최근 금호고속 인수,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선임 등과 관련해 채권단과 삐걱거리는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채권단은 금호고속 인수전에 금호산업의 참여를 반대하는 한편 박삼구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의 대표이사 취임에도 동의하지 않는 등 박삼구 회장에게 대한 불편한 심기를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