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금호산업 본입찰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가장 관심가는 부분은 역시 호반건설의 본입찰 참여여부, 그리고 인수가격이다.
만일 호반건설이 공격적인 배팅에 나선다면 우선매수청구권에도 불구하고, 자체 자금동원력이 부족한 박삼구 회장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현재로선 박 회장이 처한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 호반건설, 공격배팅 나설까?
오는 28일 이뤄질 금호산업 본입찰에는 호반건설을 비롯해 사모펀드(PEF)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단 금호산업 매각가격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 1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사모펀드들이 이를 충족시키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들이 많다.
물론 변수는 있다. 금호산업에 관심이 있는 대기업이 사모펀드를 통해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런 기류는 강하지 않다. 결국 호반건설의 참여 여부와 함께 어느 정도의 인수가격을 제시할 것인가에 관심이 더 쏠린다.
호반건설의 의지는 여전히 강하다는 평가다.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금호아시아나 계열사들을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반건설 입장에서는 본업인 건설업을 강화하는 한편 항공업이라는 새로운 영역까지 진출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김상열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금호산업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재무적투자자나 전략적투자자 없이 단독으로 참여한다"며 "인수가격이 1조원이어도 자금조달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호반건설은 인수전에 참여하기 전에 보유하고 있던 금호산업 지분도 모두 처분했다.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인수전에 참여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을 없애기 위한 결정이었다.
◇ 부담 늘어난 박삼구 회장
호반건설이 강한 의지를 보일수록 박삼구 회장의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본입찰 결과 가장 높은 가격으로 지분을 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다. 자금만 충분하다면 금호산업을 되찾는데 문제가 없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여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특히 호반건설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며 인수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더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을 지배하고 있는 만큼 해외자금을 유치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채권단과의 관계가 삐걱거리고 있다는 점도 박 회장의 입지를 좁히는 요인이다. 채권단은 금호고속 인수에 금호산업 등 계열사를 동원하는 것에 반대한데 이어 박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의 대표이사 취임 역시 제동을 걸었다. 채권단 일부에서는 박 회장의 독자적인 행보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곳도 있다.
당초 "순리대로 이뤄질 것"이라던 박 회장도 이런 상황을 의식한듯 최근에는 "금호산업 인수를 도와달라"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일단 박 회장은 재계 인맥과 자금 등을 총동원해 금호산업을 반드시 인수하겠다는 각오다.
대외적인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부회장직을 다시 만들었고, 대외협력담당 사장으로 최측근인 기옥 사장을 재기용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