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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매각, 박삼구 회장 유리한 카드 잡았다

  • 2015.04.28(화) 18:39

호반건설 단독입찰, 인수가격 6000억 초반 제시
채권단 기대보다 낮아..유찰여부 결정 예정

 

금호산업 매각 본입찰에 예상대로 호반건설이 참여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낮은 인수가격을 제시함에 따라 채권단이 이 가격을 수용할 것인지 여부가 이번 인수전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채권단과 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실시된 금호산업 본입찰에는 호반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당초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던 인수가격은 크게 낮아졌다.

 

호반건설은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약 6000억원 초반대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의 기대치보다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호반건설은 금호산업 실사 결과 우발채무 등 불확실한 요인이 많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을 놓고 박삼구 회장과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간 무리한 대결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역여론도 일부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예상보다 낮은 가격, 채권단 선택은?

 

호반건설이 본입찰에 참여한 만큼 이제 채권단의 결정이 남은 상태다. 채권단은 본입찰이 유효한지 여부와 함께 호반건설이 제시한 가격을 수용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채권단이 가격을 수용하면 매각작업은 그대로 진행되고,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회장은 호반건설이 제시한 가격대로 금호산업 지분을 인수하면 된다. 다만 호반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했고, 제시한 가격이 당초 기대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는 만큼 채권단이 매각작업을 무산시킬 가능성도 있다.

 

최대한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채권단은 인수가격이 낮을 경우 박삼구 회장과 직접 거래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도 내비친 바 있다. 채권단은 이날 운영위원회를 열고 호반건설이 제시한 인수가격 수용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만일 채권단이 호반건설이 제시한 가격을 수용하지 않고, 매각작업을 연기하거나 박 회장과 직접 거래에 나설 경우 박 회장측의 반발도 예상된다. 호반건설이 제시한 가격대라면 그룹 재건에 나선 박 회장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삼구 회장, 유리한 고지

 

결과적으로 박 회장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은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인수의지를 밝혀온 호반건설이 높은 가격을 써낼 경우 박 회장이 자금동원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기 때문이다.

 

박 회장 입장에서는 채권단이 호반건설이 제시한 가격을 수용하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지분을 인수하면 된다.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오는 9월까지만 자금을 마련하면 된다.

 

만일 매각작업이 연기된다고 해도 지금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인수자가 나타날 것으로 확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금호산업 인수가 시작되기 이전 거론되던 일부 대기업들은 예비입찰 단계부터 참여하지 않았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신세계 역시 이틀만에 이를 철회했다.

 

사모펀드들 역시 대기업의 참여없이 자금을 조달해 인수전에 참여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인 만큼 해외자금을 끌어오는 것도 제약을 받는다. 다시 한번 매각을 진행해 사모펀드에게 금호산업을 넘기는 시나리오는 채권단 입장에서도 부담일 수 있다.

 

박 회장 입장에서는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거나, 채권단과 수의계약을 통해 금호산업을 가져오는 방안도 가능해졌다. 만일 채권단이 재입찰에 나선다고 해도 박 회장은 시간적인 여유를 벌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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