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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엘리엇, '백기사' 확보 총력전

  • 2015.06.10(수) 15:38

삼성 : KCC 백기사 확보..우호주주 단속
엘리엇 : 일부 외국인·소액주주 지지

삼성과 엘리엇이 다음달 17일 합병 주주총회를 앞두고 세력결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주총회에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지난 9일자로 확정된 만큼 이제 우호세력을 얼마나 끌어모으느냐에 합병의 성패가 달린 상태다. 이 과정에서 단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도 관심사다.

 

◇ 삼성물산·엘리엇, 세력 결집중

 

지난 4일 삼성물산 지분 7.12% 보유 사실을 알리며 등장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제일모직과의 합병비율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 등 자산가치가 아닌, 최근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산정하며 삼성물산의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주장이다.

 

엘리엇의 이같은 주장에 일부 외국인 주주, 소액주주들이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지분 0.3% 가량을 보유중인 네덜란드 연기금도 합병반대 목소리를 낸 상태다.

 

최근에는 삼성물산 일부 소액주주들도 엘리엇에 의결권을 위임하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표면적으로 나타난 합병 반대 지분은 약 10% 수준이다. 하지만 남은 기간 다른 연기금과 외국인 주주, 소액주주 들의 동조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엘리엇은 이번 합병의 부당함을 강조하며 우호세력 결집 작업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삼성물산과 이사진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삼성 역시 우호세력 결집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의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엘리엇의 논리에 대해 주가순자산(PBR)이 낮은 것은 건설산업 전반의 문제라며 이같은 미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이번 합병을 선택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도 이를 의식한 반응이다.

 

삼성의 경우 제일모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KCC가 삼성물산 지분을 일부 매입하며 백기사 역할을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은 현재 이건희 회장, 계열사 지분 등을 합해 약 14% 가량을 보유중이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보유한 2.4% 가량의 지분도 단속에 나섰다.

 

 

◇ 국민연금·외국인 표심은?

 

다음달 17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출석주주의 3분의2 이상, 발행주식의 3분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삼성물산 평균 주주총회 참석률은 60% 수준이지만 이번 사안의 경우 출석률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은 40~50% 가량의 지분을 확보해야 안심할 수있을 것으로 보인다. 엘리엇 역시 30% 가까운 표를 모아야 합병을 무산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삼성이나 엘리엇 모두 필요한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결국 열쇠는 지분 9.79%를 보유, 단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과 엘리엇을 제외한 나머지 외국인 주주들의 손에 달렸다는 평가다. 지분 2.11%를 보유한 일성신약의 경우 합병비율 자체에는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반대표를 던질 것인지 여부는 아직 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연금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당초 삼성물산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인 5만7234원 보다 높게 형성된 만큼 합병에 찬성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주주이익 논란이 불거지면서 입장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은 1차적으로 기금운용본부에서 판단하지만 삼성물산 합병의 경우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 결정을 따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위원회는 기금운용본부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의결권 행사 지침을 결정한다. 최근 현대차그룹의 한국전력 부지매입과 관련해 소집된 바 있다.

 

삼성물산 지분 34% 가량을 보유한 외국인 주주들중 엘리엇 보유분 7.12%를 제외한 약 25% 가량의 표심이 어디로 쏠리느냐도 중요한 부분이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등 경영진이 엘리엇 지분보유 소식이 전해진 이후 주요 외국인 주주들을 집중적으로 접촉하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외국인 주주들간에도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만큼 어느 한쪽으로 쏠림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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