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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백기사' KCC에 자사주 5.76% 매각

  • 2015.06.10(수) 18:51

"우호지분 20%까지 늘리며 실탄 6743억 확보"

삼성물산이 합병 대상인 제일모직의 2대주주 KCC에 67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각했다. KCC를 제일모직과의 합병 추진의 '백기사'로 삼아 20%에 가까운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한편 향후 지분 경쟁 시 필요한 실탄을 함께 마련한 포석이다.

 

삼성물산은 10일 이사회를 열고 회사가 보유 중인 보통주 자기주식 899만557주 전량(5.76%)을 KCC에 처분키로 했다고 밝혔다. 장외거래로 이뤄진 이번 자사주 매각금액은 이날 종가 기준가를 적용한 6743억원이다.

 

삼성물산 측은 "이번 합병의 중요성을 공감한 KCC가 삼성물산 자사주를 취득해 향후 합병 회사와의 전략적 제휴 관계를 형성하겠다는 목적으로 주식 취득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이어 "지난 달 26일 이사회에서 결의한 합병을 원활히 마무리하기 위해 우호지분 확보와 동시에 투자여력을 제고해 당초 합병 취지인 사업 다각화와 시너지 제고를 가속화 하겠다는 의지"라고 덧붙였다.

 

이번 매각이 마무리 되면 삼성물산 자사주의 의결권이 되살아나게 돼, 삼성 측의 우호지분이 기존 13.99%에서 19.75%까지 늘어난다. KCC는 앞서 지난 8일에도 장내에서 삼성물산 지분 0.2%(약 230억원)를 매입, 삼성 측의 '백기사'로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불렀다.

 

KCC는 제일모직의 전신인 옛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2011년 12월 7741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에버랜드가 제일모직과 합병한 뒤 상장하면서 지분 일부를 매각해 1241억원의 차익을 얻었고, 현재도 제일모직 주식 1375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평가차익으로 2조원이 넘는 규모다.

 

이번 KCC로의 자사주 매각으로 삼성물산은 우호지분을 20% 가까이 늘리면서도 추가로 67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삼성물산의 이번 블록딜은 3대 주주인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추진에 제동을 거는 것을 뿌리치기 위한 선택이다.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한 엘리엇 측은 "이번 합병에서 삼성물산의 가치가 과소평가됐고, 합병 조건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합병 반대세력을 결집중이다.

 

또 삼성물산과 이사진을 대상으로 주주총회 결의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안인 합병승인 안건이 통과되려면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과 발행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한다.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 주총은 내달 17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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