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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민영화 '오리무중'..두산, 지분 전량 매각

  • 2016.01.11(월) 14:30

㈜두산, KAI 지분 전량 3046억원에 매각
잇단 지분 매각에 KAI 민영화 '빨간불'

산업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민영화가 갈수록 요원해지고 있다. 2대 주주였던 한화테크윈의 일부 지분 매각에 이어 이번에는 두산이 보유하고 있던 KAI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이에 따라 KAI의 민영화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은 100% 자회사인 DIP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KAI 지분 4.99%(총 487만3754주) 전량을 3046억원에 매각했다고 11일 밝혔다. ㈜두산은 이번 매각 대금을 재무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KAI의 지분구조에는 변화가 생겼다. 한화테크윈의 지분율은 당초 10%에서 6%로 줄었다. DIP홀딩스의 경우에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KAI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두산의 이번 KAI 지분 매각은 지난 6일 있었던 한화테크윈의 KAI 지분 매각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당초 시장 등에서는 한화테크윈이 KAI의 유력 인수자로 거론됐었다. 시장에서는 한화테크윈이 삼성과 한화의 빅딜로 탄생한만큼 KAI를 인수해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한화테크윈은 갑작스럽게 KAI의 지분을 매각했다. 게다가 당초 보유하고 있던 10% 중 5% 이상을 매각하려 했으나 인수자측에서 부담스러워해 4% 가량만 매각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 소식에 시장과 업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유력한 인수후보가 오히려 지분 매각에 나섰기 때문이다.


㈜두산이 서둘러 KAI 지분 매각에 나선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많다. 당초 KAI 인수를 염두에 두지 않았던 두산의 입장에서는 제값을 받을 수 있을 때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최선이다. 한화테크윈이 먼저 선수를 친 만큼 향후 KAI 지분 가격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도 더 이상 KAI 지분 확대에 나설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KAI의 주가는 한화테크윈이 지분 매각에 나섰던 지난 6일 전일대비 10.11% 하락한 6만9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후 주가는 계속 하락해 지난 8일에는 6만7900원까지 떨어졌다. 주가가 더 떨어지기 전에 지분을 매각하자는 것이 두산의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두산의 지분 매각 소식이 전해진 이날 오전11시 현재 KAI의 주가는 전일대비 3.83% 하락한 6만5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KAI의 실적은 좋은 편이다. 지난 2013년 영업이익이 잠시 주춤했지만 이후 계속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상승 추세다. 특히 수주 잔고의 경우 지난 2013년 10조원을 넘어선 이후 지난 2014년 10조1300억원, 작년 16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KAI 자체의 현금 창출능력이 좋아 민영화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업계와 시장에서는 이번 한화테크윈과 두산의 잇단 KAI 지분 매각으로 산업은행이 의지를 갖고 추진하던 KAI 민영화가 암초를 만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테크윈 외에 그동안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대한항공이나 현대중공업도 현재 재무구조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만큼 마땅한 인수자가 나설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는 분석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테크윈의 갑작스런 지분 매각의 후폭풍이 다른 주주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추가적인 KAI 지분 매각이 더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인 만큼 KAI의 민영화는 앞으로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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