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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Restart]下 삼각편대 준비완료

  • 2016.08.19(금) 16:13

'신차·친환경차·고성능차' 투입 국면전환
유럽 시장 공고화는 글로벌 입지 시금석

현대·기아차가 유럽 시장을 타깃으로 다시 도전에 나선다. 그동안 쉴 새 없이 질주만을 거듭해왔던 현대·기아차에게 최근의 부진은 낯설다. 신흥 시장에서의 판매 감소로 현대·기아차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최근 유럽에서도 브렉시트 사태가 터지면서 자동차 수요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유럽 시장은 침체를 거듭하다 작년부터 다시 회복되는 추세였다. 현대·기아차는 악조건 속에서도 선방해온 만큼 유럽 시장을 반드시 잡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통해 부진한 해외 판매를 회복할 발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다시 시작하는 현대·기아차의 유럽 공략 전략과 전망을 짚어본다. [편집자]


현대·기아차의 유럽 공략 키워드는 세 가지다. '신차', '친환경차', '고성능차'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유럽에서 가장 인기있는 모델인 SUV는 물론, 해치백, 왜건 등 유럽형 모델들을 대거 투입할 계획이다. 여기에 전력투구 중인 친환경차도 포함된다. 폭스바겐 사태로 디젤이 주춤한 틈새를 파고들겠다는 생각이다.

고성능차도 유럽에 선보인다. 유럽은 전통적인 자동차 강국이 많다. 그런 만큼 고성능차에 대한 역사도 길다. 대부분의 고급 메이커들은 고성능차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고성능차 브랜드 보유 유무는 해당 메이커의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미친다. 현대·기아차가 유럽에 고성능차를 선보이려는 까닭이다.

◇ 신형 i30 등 신차 대거 투입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하지만 그때마다 비교적 성공적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현대·기아차의 위기극복 비결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시의적절한 신차 투입'과 '현지 전략형 모델 개발'이다. 이 원칙은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두 축이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 현대·기아차는 브렉시트 사태로 위기감이 팽배한 유럽 시장에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해치백부터 왜건, SUV에 이르기까지 공격적으로 신차를 투입한다. 모두 유럽 전략형이다. 현지 소비자들의 니즈에 철저히 부합하는 제품을 통해 시장을 잡는 전략은 오래 전부터 현대·기아차의 시장 공략 제1원칙이었다.

▲ 유럽에 출시될 신형 i30 티저 이미지.

가장 눈길을 끄는 모델은 '신형 i30'다. 이번에 선보이는 '신형 i30'는 5년만에 선보이는 3세대 모델이다. 일부 공개된 티저에서는 종전과 확 달라진 디자인을 보여줬다. 1.2리터 4기통 터보엔진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연비와 낮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경쾌한 주행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정확히 유럽시장을 겨냥한 모델이다. i30는 국내와 달리 유럽시장에서는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런만큼 기대도 크다.

기아차는 'K5 스포츠 왜건'을 선보인다. 왜건 모댈 역시 해치백 모델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는 인기가 없는 모델이다. 하지만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럽에서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기아차는 이 점을 노렸다. 신형 K5의 디자인을 유지하되 측면부는 왜건 특성을 살렸다. 

▲ K5 스포츠 왜건

'K5 스포츠 왜건'의 엔진은 1.7디젤과 2.0가솔린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가솔린 터보를 장착한 GT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 핵심인 트렁크 적재용량은 553리터다. 이를 통해 왜건을 선호하는 유럽 소비자들을 잡겠다는 것이 기아차의 생각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현재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SUV모델도 지속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달 독일에서 가장 인기있는 차량으로 뽑힌 투싼을 필두로 신형 스포티지 등을 앞세워 전방위로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해치백, 왜건, SUV 등 유럽에서 인기있는 모델은 모두 내놔 시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이 현대·기아차의 전략이다.

◇ 친환경차로 시장 확대

현대·기아차는 최근 친환경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친환경 전용브랜드인 '아이오닉'을 선보였고 기아차는 국내 첫 친환경 SUV인 '니로'를 내놨다. 장기적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확대될 것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현대·기아차가 유럽 시장에 적극적으로 친환경차를 내놓는 것은 현재 유럽 시장의 상황과 맞물려있다. 작년 불거진 폭스바겐 디젤 파문으로 유럽 소비자들의 친환경차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높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서둘러 유럽 친환경차 시장을 잡지 못하면 이후 향후 친환경차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다.

▲ 현대차 친환경 브랜드 '아이오닉' 라인업.

테스트 성격도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친환경차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기아차의 '니로' 정도가 눈길을 끄는 수준이다. 하지만 유럽 시장은 다르다. 친환경차에 대한 선호가 높다. 워낙 디젤이 득세하는 곳이어서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 정도가 우리와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유럽에서 친환경차가 성공한다면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전망은 나쁘지 않다. 우선 현대차의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경우 경쟁 모델인 도요타의 '프리우스'보다 복합연비에서 앞선다. 아울러 전기차인 '아이오닉 일렉트릭'도 투입해 '아이오닉' 브랜드를 유럽시장에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1회 충전으로 평균 191㎞를 주행할 수 있는 등 실용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 기아차의 하이브리드 SUV '니로'.

기아차의 '니로'는 이미 유럽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하이브리드 SUV라는 특징을 살려 친환경과 실용성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넓은 실내공간과 우수한 동력성능, 뛰어난 상품성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 7월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니로를 출시했다. 판매 첫 달 630대가 판매됐다. 기아차는 오는 9월 독일과 영국, 스페인 등 유럽 전역으로 니로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다. .

◇ '고성능차'로 화룡점정

현대·기아차의 마지막 전략은 '고성능차'다. 물론 당장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내놓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성능차'의 유럽 출시는 이미 가시권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내년 i30를 기반으로 한 현대차의 고성능차의 첫 모델인 'i30 N'이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i30 N'의 첫 출격지로는 유럽이 유력하다.

현대·기아차가 고성능차에 관심을 기울이는 데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어서다. 우선 기술력이다. 고성능차는 고도의 기술력이 집약돼야 한다. 일반 대중차 브랜드에서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자체 기술력에 자신이 있는 메이커만이 소유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가 고성능차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 현대·기아차의 기술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됐음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또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도 있다. BMW와 벤츠 등 글로벌 유수의 메이커들은 대부분 고성능차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BMW의 'M', 벤츠의 'AMG'가 대표적이다. 아우디는 'RS', 폭스바겐은 'R', 렉서스도 'F'라는 고성능 차량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가 'N'이라는 고성능 브랜드를 갖게 된다는 것은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현대차의 고성능 모델 콘셉트.

자동차 종주국인 유럽에서 고성능차 브랜드 보유 여부는 중요하다. 현대·기아차가 대중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브랜드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고성능차 브랜드 확보가 필수적이다. 현대·기아차는 고성능차 분야에서 후발주자다. 경험이 부족하다. 그동안 WRC(월드랠리챔피언십)에 꾸준히 출전해왔던 것도 경험을 쌓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렇게 쌓은 경험은 조만간 결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N시리즈 첫 모델인 'i30 N'은 기존 i30를 기본으로 전자식 사륜구동 방식에 300마력 이상의 4기통 트윈터보 엔진과 7단 더블클러치변속기(DCT)를 장착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2000㏄급에서 300마력 이상의 출력을 내는 모델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였다. 현재는 막판 최종 테스트를 위해 독일 뉘르브루크링에서 내구성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유럽 시장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면서 "신차와 친환경차로 시장을 확대하고 여기에 고성능차를 성공적으로 론칭한다면 유럽 시장도 제2의 중국, 미국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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