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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인사]최태원 친정체제..'변화·혁신' 의지 담았다

  • 2016.12.21(수) 15:40

수펙스협의회·주요계열사 CEO 대거 교체
최태원 회장 측근 전진 배치..친정체제 구축

SK그룹이 대대적인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50대 최고경영자(CEO)를 전진배치하면서 최태원 회장의 친정체제가 강화됐다는 평가다. 당초 최순실 게이트 등과 관련해 소폭의 변화가 예상됐지만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최태원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10월 열린 CEO세미나에서 사업모델 혁신, 일하는 방식의 변화 등을 제시하며 생존과 성장을 위해 치열한 실천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 '새 술은 새 부대에' 수펙스추구협의회도 변화

 

SK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도 변화가 이뤄졌다. 김창근 의장 체제가 마무리되고 조대식 의장 체제가 시작된다. 수펙스추구협의회를 구성하는 각종 위원회 수장들도 대거 교체됐다.

 

조대식 의장은 새로 만들어지는 전략위원회 위원장도 겸직한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서 그룹내 협의를 주도하는 한편 새로운 성장전략을 수립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조 신임 의장의 발탁은 SK(주)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성장사업을 발굴한 공로가 인정된 것으로 보인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7개 위원회도 변화가 이뤄졌다. 글로벌성장위원회를 맡고 있는 유정준 SK E&S사장을 제외한 모든 위원장이 교체됐다. 에너지∙화학위원장에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ICT위원장에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커뮤니케이션위원장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인재육성위원장에 서진우 사장, 사회공헌위원장에 최광철 사장이 선임됐다.

 

 

조대식 신임 의장을 포함한 위원장 대부분은 60년대생들이 차지했다. 박성욱 사장이 58년생, 최광철 사장이 55년생이고 조대식 위원장(60년생)을 비롯한 주요 위원장들은 60년대생 초반이다. 1960년생인 최태원 회장보다 나이가 많은 최고경영자들은 대부분 2선으로 물러났다. 관심을 보았던 최재원 수석 부회장은 현재 위치를 유지하면서 그룹 미래전략 수립 등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그룹의 신규 포트폴리오 발굴에 성과를 보인 조 의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고, 신설된 전략위원장까지 맡게 됨에 따라 그룹 전체가 성장체제로 탈바꿈했다"며 "변화와 혁신 가속화에 대한 의지를 강력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젊은 CEO, 최태원 회장 친정체제 강화

 

특히 이번 인사를 통해 기존 경영진이 대부분 교체됨에 따라 최태원 회장의 친정체제가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최태원 회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50대 CEO들이 대거 전진배치됐다.

 

최태원 회장의 대학 동기인 조대식 시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맡았고, 주력계열사중 SK텔레콤을 맡은 박정호 사장, SK이노베이션 김준 사장, SK E&S 유정준 사장, SK㈜ 홀딩스와 SK㈜ C&C는 통합 CEO를 맡은 장동현 사장 등은 모두 최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다.

 

 

SK네트웍스 사장으로 64년생인 박상규 부사장을 승진시킨 것도 파격으로 꼽힌다. 박상규 사장은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1년만에 사장으로 다시 한단계 올라섰다. SK가스나 SK루브리컨츠 등도 모두 60년대생 사장으로 채웠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당초 올해 SK그룹의 인사폭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최태원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만큼 과감한 변화를 추구할 것이라는 것이 그 배경이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인한 영향을 받으며 '변화'보다는 '안정'쪽에 무게가 실리지 않겠나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과감한 세대교체에 나선 것은 최태원 회장 입장에서 현재 SK그룹이 처한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새로운 체제를 조기에 출범해 새판을 짜야 한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 회장은 지난 10월 CEO 세미나에서 '변화와 혁신'에 대한 강도높은 주문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최 회장은 "현재 경영환경에서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슬로우(느린)가 아니라 서든데스(갑작스러운 죽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SK는 이번 인사에 대해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갖춘 인사를 신임 경영진으로 과감하게 발탁했다”며 "이른바 ‘따로 또 같이 3.0’ 체제 3기 출범"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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