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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사업 키운다

  • 2017.05.12(금) 19:37

파운드리사업부 신설…시장확대 포석
고객사 불안감 달랠 '칸막이' 효과도

삼성전자가 반도체 등을 생산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 파운드리사업부를 신설한다. 그동안 파운드리 조직은 시스템LSI(대규모 집적회로)사업부에 속했는데 이를 떼어내 별도의 사업부로 승격시켰다.


삼성전자는 12일 DS부문 조직개편을 통해 시스템LSI사업부에서 파운드리 사업을 분리하고 신임 사업부장을 인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스템LSI사업부는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Fabless)'로 남고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는 별도 조직으로 독립한다. 기존 메모리사업부는 현재의 조직구조를 그대로 유지한다.

신임 파운드리사업부장은 정은승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부사장)이 임명됐다. 정 부사장은 지난해 반도체의 날에서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D램 및 로직 공정을 개발한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한 반도체 전문가다.

시스템LSI사업부장은 강인엽 부사장이 맡는다. 강 부사장은 UCLA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퀄컴을 거쳐 2010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그간 시스템LSI사업부장을 겸임하던 김기남 사장은 권오현 부회장을 도와 삼성전자의 전체 반도체사업을 총괄한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조직을 별도 사업부로 분리한 건 반도체시장의 호황 속에서 사업확대를 꾀하려는 목적이 작용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의하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매출은 45억1800만달러(약 5조1000억원)로 1년전에 견줘 78.6% 늘었다. 반도체업계 처음으로 10나노미터 공정에 대한 양산을 시작하는 등 삼성전자의 독보적인 기술력이 한몫했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파운드리 고객사를 늘려 안정적 수요 기반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그간 애플과 퀄컴, 테슬라 등 대형 고객사들이 정보유출을 우려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독립을 요구해온 것도 이번 조직개편의 이유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예를 들어 애플은 스마트폰시장을 두고 삼성전자와 경쟁하는 관계이자 삼성전자에 반도체 일감을 주는 고객사이기도 하다. 애플 입장에선 반도체 일감을 삼성전자에 맡길 때 자사 개발정보 등이 샐 것을 우려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7에서 스마트폰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삼성이 아닌 대만 파운드리 전문업체인 TSMC에 몰아준 것도 이 같은 불안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로선 이참에 확실히 칸막이를 나눠 고객사의 불안요인을 잠재울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그동안 시스템LSI안에 파운드리가 있어 고객사들이 주문을 꺼리는 측면이 상당부분 감안됐을 것"이라며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이 기회에 '차이니즈월(비밀유지를 위해 내부 정보교류를 차단하는 제도)'을 쌓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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