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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운드리 키우기 '전력투구'

  • 2019.02.26(화) 09:00

'스몰칩' 아닌 '빅칩'…CPU, GPU로도 저변 넓혀
3위 업체 인수설도 '솔솔'…TSMC 추격 '올인'

"IBM이 삼성전자에 배팅했다." 지난해말 삼성이 미국 IBM과 손잡고 서버용 7나노(㎚) 공정 '중앙처리장치(CPU)' 파운드리(수탁 생산)에 협력하기로 발표했을때 한 외신의 평가입니다.

왜 이런 평가가 나왔을까요. 그간 삼성전자가 수탁 생산부문에서 크기가 다소 작은 '스몰칩'이라 불리는 휴대폰용 반도체에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의 '두뇌'라 불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외부에서 들어온 빛을 전기 신호로 바꿔 디지털 카메라의 '눈'으로 불리는 CMOS 이미지센서(CIS)'등 칩셋 크기가 작은 제품들이 대표적인 '스몰칩'입니다.

삼성전자는 AP, CIS 모두 세계에서 네 손가락 안에 드는 강자입니다. '갤럭시'를 필두로 자체 생산 스마트폰에 이 부품이 쓰이면서 해당 분야도 자연스레 육성됐기 때문인데요. 자연히 스몰칩 수탁 생산 경험도 쌓이겠죠.

다만 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빅칩' 분야를 직접 생산하지 않는 만큼 이 분야 수탁 생산능력은 '걸음마' 단계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서버용 CPU는 성능은 물론이고 안정성이 매우 중요했기 때문에 '빅칩' 생산경험이 생소했던 삼성이 IBM과 의기투합한 것을 업계가 의아하게 본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그간 IBM은 미국 글로벌 파운드리(GF)에 서버용 제품생산을 맡겼습니다.

최근 빅칩 부문에서 삼성전자의 '굴기'가 IBM을 유혹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6년 세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팹리스(반도체 설계·Fabless)' 기업 엔비디아의 GPU 생산업체로 선정되는 등 관련 분야 기술력을 쌓았습니다.

최근에는 '엔비디아'가 내년 출시할  7나노 공정 제품생산을 두고 TSMC와 삼성전자를 후보군에 올려뒀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그간 엔비디아는 반도체 파운드리부문 세계 1위 대만 TSMC에 대다수 물량을 맡겼습니다. 지난해 출시한 12나노 제품생산도 삼성전자를 제치고 TSMC가 수주한 바 있습니다.

달라진 삼성전자의 빅칩 부문 기술력이 엔비디아를 고민에 빠트린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습니다. 현재 반도체 생산라인에 7나노 설비를 적용할 수 있는 업체는 전 세계에서 TSMC, 삼성전자 두 곳 뿐입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TSMC와 달리 불화아르곤(ArF)보다 반도체 제조공정을 최소화할 수 있는 극자외선(EUV)을 도입했습니다. EUV는 삼성전자가 IBM 물량을 수주한 원동력으로도 알려졌습니다.

발주처가 기존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했던 TSMC가 아닌 외부 업체와의 '거래'를 생각할 정도가 됐다는건 그만큼 삼성의 빅칩 기술력이 시장에 신뢰를 줄 정도라는걸 의미한다고 업계는 분석합니다.

◇ '파운드리 키워라'

삼성전자가 스몰칩 외에 빅칩으로도 외연을 넓히는데는 파운드리 육성 기조를 세운 그룹 차원의 전략과 맞닿습니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외부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절박함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수십년째 부동의 세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구매처들이 제품 구매를 줄이며 '반도체 고점' 논란이 나오는 만큼 메모리 반도체에만 '올인'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삼성전자의 외부 업체 인수설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파운드리 업체 미국 '글로벌 파운드리(GF)'는 지난해 7나노 공정 개발을 중단했습니다. 최근에는 반도체에 쓰이는 웨이퍼 공장을 매각하는 등 사업 축소조짐을 보여 회사 매각 가능성이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유력 후보로 삼성전자가 거론되는 중입니다. 지난해말 104조2100억원에 이르는 현금 보유액이 '곳간'에 쌓였고 파운드리 사업확대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GF(점유율 8.36%) 인수가 실제 이뤄진다면 지난해 기준(시장조사기관 IBS 추정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1위 TSMC(50.8%)를 추격할 동력을 2위 삼성(14.9%)이 얻게 되겠죠.

앞서 지난달 30일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원내지도부 등과 만난 자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2030년까지 비메모리부문 세계 1위 달성 계획도 내비쳤습니다.

앞으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부문 외연 넓히기, 몸집 불리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은 지난달 실적 발표회에서 "7나노 공정 양산 및 고객사 40% 이상 추가 확보" 계획을 발표하는 등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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