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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2 조양래 2세들의 돈 벌기…‘참, 쉽쥬!’

  • 2017.09.18(월) 11:36

[격변의 재계] 일감몰아주기 Ⅱ ②한국타이어
조현식·조현범등 세 오누이 SI 엠프론티어 지분 60%
‘두 말하면 잔소리’…한국타이어 등 IT 물량으로 성장

올해 4월 중순, 한국타이어 계열 업체가 하도급 업체에 갑질을 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때려맞았다.

하도급 업체에 선급금과 하도급 대금을 뒤늦게 지급했다. 늑장 지급하면서도 지연 이자 및 어음 대체 결제 수단 수수료도 주지 않았다. 계약 서면을 발급하지 않거나 늑장 발급한 경우도 부지기수다. 시스템통합(SI) 업체 엠프론티어 얘기다.

국내 1위의 타이어 제조업체 한국타이어를 비롯해 차고 넘치는 내부 IT 일감을 기반으로 손쉽게 오너 2세들의 주식가치를 불려왔던 터라 ‘안티’야 늘 달고 살아온 곳이기도 하다.

 

▲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가운데). 장남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왼쪽).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엠프론티어는 원래 한국타이어와 IT서비스 업체 메타넷(메타넷홀딩스→메타넷호라이즌→메타넷)이 50대 50 합작으로 2000년 8월 설립한 업체다. 초기 자본금은 20억원으로 각각 10억원을 출자했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2세들이 등장한 것은 2007년 7월이다. 조 회장의 2남2녀 중 세 오누이가 메타넷 지분 50%를 전량 사들였다. 

이후 2011년 4월 유상감자와 2015년 6월 유상증자를 거치면서 현재 최대주주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2012년 9월 한국타이어가 지주회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타이어 사업자회사 한국타이어로 분할)의 소유지분은 40.0%로 줄어든 반면 2세들의 지분은 60%로 확대된 상태다.

여기에 들인 자금은 메타넷 소유의 지분 인수 당시 33억3000만원이 전부다. 조 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과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각각 13억3000만원(지분율 24%), 맏딸 조희경씨 6억6600만원(12%)이다.

엠프론티어의 2011~2016년 재무실적(별도 기준)을 뜯어보면, 2011년 543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2015년(1290억원) 1000억원을 훌쩍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에도 109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설립 이래 해마다 예외 없이 영업흑자 기조를 유지 중이다. 더군다나 2015년 영업이익 55억7000만원, 2016년 42억6000만원 등 최근 들어서는 수익성이 더욱 좋아지는 추세다.

 


폭풍성장의 비결, 두 말하면 잔소리다. 주력사 한국타이어의 IT 물량이다. 2016년만 보더라도 전체 매출(별도 1050억원) 중 한국타이어 국내 본사 매출만 32.0%(336억원)다. 미국 테네시 법인 등 해외 법인까지 합하면 79.0%(831억원)나 된다. 이러니 돈 벌이가 안 괜찮을려야 안 괜찮을 리 없다.

엠프론티어는 이렇듯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차곡차곡 곳간에 쟁여놓고 있다. 조 회장 2세들이 주주로 등장하기 전만 하더라도 44억40000만원(2006년말 기준) 정도였던 이익잉여금은 193억원(2016년 말)로 증가했다. 자기자본은 56억6000만원에서 231억원으로 확대됐다.
 
일감몰아주기 규제와 맞물려 인상적인 곳 또 있다. 신양관광개발은 1982년 12월 설립된 건물관리 업체다. 사업이라고는 지주회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주력사 한국타이어를 대상으로 한 건물 관리 및 임대 사업이 전부다. 계열 매출이 100%라는 뜻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경기도 화성시 장지리, 경기도 오산시 원동, 대전시 중구 용두동 4곳에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데, 대전시 중구 용두동 소유의 땅에는 한국타이어 판매매장 ‘T스테이션’ 동서로점이 위치해 있기도 하다.


2011~2016년 재무실적을 보면 본체 매출은 한 해 대략 20억원 안팎이다. 자회사로는 중국에 타이어 및 튜브 제조기계 업체 대화산기(가흥)유한공사를 두고 있다. 이를 포함한 연결 매출은 2014~2016년 한 해 평균 205억원 가량이다. 
 


이 정도만 보면 일감몰아주기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그저 그런 계열사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외부에서 돈을 한 푼도 빌리지 않은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을 정도로 재무구조가 견실하다. 2016년 말 현금성자산(연결기준)이 71억6000만원이고, 자기자본은 288억원이다. 

이런 재무구조를 갖추기 까지 한 몫 한 게 계열 주식투자다. 신양관광개발은 1997년 말 등에 옛 한국타이어(2012년 9월 기업분할 전) 25억8000만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 중 일부를 팔아 챙긴 차익이 180억원이 넘는다.

여기에 남아있는 소유주식(한국타이어 0.64% 79만3522주,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0.03% 1만9443주)의 주식가치는 475억원에 달한다. 투자원금의 26배인 667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 알짜배기 계열사의 주인이 조 회장 2세들이다. 조현식 사장이 최대주주로서 44.1%를 소유 중이다. 조현범 사장이 32.7%로 뒤를 잇고 있다. 이외 23.2%는 두 딸 조희경씨(17.4%)와 조희원씨(5.9%) 몫이다.

이쯤 되면, 주력 중의 주력 한국타이어는 조 회장 2세들의 재산을 손쉽게 불려주는 확실한 ‘부적’인 셈이다. 돈 벌기 참 쉽쥬! [한국타이어 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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