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4위 LG의 새 수장(首長) 구광모(40) 회장이 자신과 호흡할 전문경영인으로 권영수(61) 신임 ㈜LG 최고운영책임자(COO·부회장)를 발탁했지만 이례적으로 1년 반만 임기를 부여해 설왕설래(說往說來).
▲ 권영수 신임 ㈜LG 대표이사 부회장. |
16일 LG그룹에 따르면 지주회사 ㈜LG는 다음달 29일 임시주총을 열어 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키로 결정. 구 회장이 취임 13일 만에 하현회 (주)LG 부회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의 자리를 맞바꾸기로 한 데 따른 후속 조치.
주총 승인이 떨어지면 권 부회장은 구 회장과 함께 ㈜LG의 각자대표를 맡을 예정이어서 권 부회장은 일약 ‘구광모 체제’의 2인자로 부상(浮上)하는 상황.
흥미로운 것은 권 부회장의 등기임원 임기가 2년이라는 점. 만료시점 또한 오는 2020년 3월 정기주총까지로 실질적으로는 1년6개월밖에 안된다는 것. 이는 ㈜LG 대표에게 통상 3년의 임기가 주어지던 것에 비춰보면 매우 이례적인 모습.
선대 고(故) 구본무 회장과 함께 ㈜LG 대표로 활동했던 강유식 LG 고문, 조준호 LG인화원장, 하현회 부회장 등을 보더라도 비록 중도 퇴임할지언정 주총 선임 때는 모두 임기 3년을 받았던 것. 이런 까닭에 권 부회장의 임기는 올해 3월 재선임된 하 부회장의 잔여 임기(2021년 3월)에도 못미치는 상황.
통상 등기임원 단축은 전문경영인의 신속한 경영성과를 도출하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비춰지고는 하는데, 권 부회장 임기에도 구 회장의 이런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는 것. 한마디로 ‘성과 없이 자리 없다’라는 시그널을 보낸 게 아니냐는 것.
이런 시각을 놓고 LG는 오해라는 입장. 지난달 19일 ㈜LG의 대표로 취임한 구 회장의 등기임원 임기(3년) 만료 시점이 오는 2021년 3월로, 이와 겹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것. 이사회 멤버의 임기를 분산시켜 경영 공백을 차단하는 이른바 ‘시차임기제’일 뿐이라는 것.
㈜LG 관계자는 “정관상 이사의 임기는 3년 이내로 돼있고, 징검다리 식으로 최고경영자의 임기에 차이를 두려다보니 권 부회장의 임기가 통상적인 기간보다 1년 짧아졌다”는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