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 부회장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최고경영자들이 경영에만 집중하도록 배려하는 동시에 핵심계열사에 대한 ㈜LG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LG유플러스·LG생활건강·LG상사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15일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과 정관변경, 이사선임 안건 등을 통과시켰다.
이번 주총으로 권영수 ㈜LG 부회장은 명실상부한 LG그룹의 2인자로 부상했다. 재무통으로 꼽히는 권 부회장은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직후 ㈜LG 최고운영책임자로 선임된 인물이다.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LG유플러스 등을 두루 거치며 최고경영자로서 경력을 쌓아왔다.
이날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주총에서 권 부회장은 각각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고, 이후 열린 각 이사회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됐다. 기존에는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겸직하고 있던 자리다.
최고경영자는 경영에 전념토록 하고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 역할을 하는 이사회는 권 부회장이 컨트롤하는 구조가 된 것이다. 이사회는 대표이사 선임, 주요 투자결정 등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음에도 최고경영자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해 그간 '종이호랑이' 역할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로써 권 부회장은 기존에 맡고 있던 곳을 포함해 ㈜LG·LG전자·LG디스플레이·LG유플러스 등 4곳에서 이사회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LG를 제외한 3개사 이사회 의장이 권 부회장이다. ㈜LG는 구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다.
LG화학과 LG생활건강은 박진수 부회장과 차석용 부회장이 각각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말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이사회 의장직은 계속 수행한다. 차 부회장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다.
한편 이날 LG화학은 박 부회장의 후임 최고경영자로 신학철 부회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LG상사는 대표이사가 윤춘성 부사장으로 바뀌었다. ㈜LG 소속의 하범종 재경팀장은 LG생활건강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하 팀장은 오늘 26일 열리는 ㈜LG 주총에서 이사 후보로도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이밖에 ㈜LG 소속의 강창범 화학팀장과 이재원 통신서비스팀장이 각각 LG하우시스, LG상사 이사회에 들어갔다. 정연채 ㈜LG 전자팀장은 오는 22일 LG이노텍 주총을 통해 이사회 멤버로 선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