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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V 전면에 세운 현대차…하드웨어 한계 넘으려는 까닭

  • 2025.12.21(일) 15:00

[테크따라잡기]
R&D·제조 수장 승진으로 SDV 전환 가속
플레오스·표준 개발 체계로 양산 단계 진입
AVP 공백 속에서도 SDV 로드맵은 유지

/그래픽=비즈워치

현대차그룹이 이번 인사에서 SDV(소프트웨어중심차)를 다시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만프레드 하러 R&D(연구개발)본부장과 정준철 제조부문장이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는데요. 그룹은 두 인사를 통해 SDV 혁신을 앞당기고 미래차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죠.

이번 인사는 현대차그룹이 SDV를 미래차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고 본격적인 전환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연구개발과 제조를 총괄하는 핵심 인사를 동시에 전면에 배치하며 SDV를 특정 조직의 과제가 아니라 그룹 차원의 구조 전환 과제로 끌어올렸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출고 후에도 진화하는 자동차, SDV

SDV는 Software Defined Vehicle의 약자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화하는 차량을 의미합니다. 차량 기능이 하드웨어에 고정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소프트웨어를 통해 주행 성능과 편의 기능 안전 사양 감성 품질 등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구조를 전제로 합니다.

현대차그룹은 SDV를 "하드웨어가 완성되는 시점에 기능이 고정되는 기존 차량과 달리 차량 출고 후에도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기능 확장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처럼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최신 기능을 구현하고 최적화된 성능을 유지하는 차량이라는 것이죠.

/사진=현대차 홈페이지

그간 현대차그룹은 SDV 전환을 중장기 전략으로 추진해왔습니다. 올해까지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기관 차량까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진화하는 차량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앞세웠었죠. 이를 위해 SDV의 기반이 되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에 집중해왔습니다.

실제 올해 SDV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행보가 이어졌습니다. 지난 3월에는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브랜드이자 기술 플랫폼인 '플레오스(Pleos)'를 공개하며 차량용 앱 생태계 구축에 나섰는데요.

플레오스는 단순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아닙니다. 차량 내 소프트웨어를 앱 단위로 구성하고 관리하는 구조를 전제로 합니다. 이를 통해 주행 보조 기능과 편의 사양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방식으로 추가하거나 개선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SDV 전환을 위한 차량용 앱 생태계의 출발점이라는 의미입니다.

8월에는 SDV 개발을 지원하는 표준화된 소프트웨어 개발 체계도 공개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SDV가 실제 양산에 이르기 위해서는 완성차 제조사뿐 아니라 부품사, 소프트웨어 개발사, 보안·진단·검증 분야까지 포함한 전 분야의 개발 환경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체계는 소프트웨어 사양 정의부터 기능 검증 개발 이슈 관리까지 전 과정을 포괄합니다. 현대차그룹과 협력사가 보안을 유지한 채 개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계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구성됐죠. 표준화된 개발 환경이 도입되면 각 협력사의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소프트웨어 개발의 효율성과 품질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수직적 공급망 구조를 소프트웨어 중심의 수평적 협력 체계로 재편하고 향후 SDV의 대규모 양산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SDV 테스트베드 차량에 적용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사진=현대차

AVP본부장 공백, 소프트웨어 전략 그림자

이러한 SDV 전략의 한 축을 담당해온 조직이 AVP본부입니다. AVP본부는 현대차그룹에서 SDV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와 자율주행 기술 '아트리아 AI' 등 핵심 기술 내재화를 맡고 있습니다. 이번 인사에서 만프레드 하러 사장이 하드웨어와 차량 개발을 책임진다면 AVP본부장은 소프트웨어 영역을 총괄하는 역할입니다.

다만 이번 인사에서는 AVP본부장 후임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송창현 전 AVP본부장의 사임 이후 공백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AVP본부가 담당해온 영역은 차량 소프트웨어 구조 설계와 자율주행 알고리즘 개발로 SDV에서 차량 기능을 실제로 구현하는 핵심 레이어에 해당합니다. 이 때문에 AVP본부장 공백은 기술 전략 차원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송 전 사장은 재임 기간 현대차 자율주행 시스템의 기술 방향을 기존 라이다 중심에서 카메라 기반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주도했습니다. 그가 지난 3월 현대차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공개한 '아트리아 AI'는 자율주행 레벨2 수준의 기술로 평가되는데요. SDV 전환 과정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단계적으로 내재화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접근 방식을 상징하는 사례로 꼽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테슬라는 국내 시장에 감독형 FSD(완전자율주행)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현대차 안방으로 꼽히는 시장에서 경쟁사의 자율주행 서비스가 먼저 상용화되자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자율주행 전략 전환 과정에서 속도 조절 국면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현대차는 AVP본부장 공백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후임을 빠른 시일 내 선임하고 SDV와 자율주행 관련 개발 프로젝트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인데요. 현대그룹은 "SDV 경쟁에서의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혁신적인 인사와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테크따라잡기]는 한 주간 산업계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기술을 쉽게 풀어드리는 비즈워치 산업부의 주말 뉴스 코너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빠르게 잡아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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