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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3사, 전기차 타고 '훨훨'

  • 2018.10.18(목) 18:29

수주 늘고 원가부담 줄어
수익성 개선 기대감 커져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에 대한 기대치가 커지고 있다. 중국이 2016년부터 전기차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한국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을 빼면서 위기를 맞았으나 전세계 전기차시장의 폭발적 성장으로 국내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맏형 격인 LG화학은 이달초 폭스바겐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확정했다. 공급은 내년 말부터 이뤄진다. 구체적인 물량과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폭스바겐의 전기차 투자계획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규모일 것으로 관련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앞서 폭스바겐은 오는 2025년까지 200억유로(약 22조6000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가 쓰이는 전기차 50종, 하이브리드 모델 30종 등을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LG화학은 GM·볼보·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대부분을 고객사로 둔 배터리 강자의 위치를 재확인했다.

LG화학은 일본 파나소닉에 이어 세계 2위(중국 제외)의 전기차 배터리 업체다. 각국의 배기가스 배출규제 강화로 전기차 시장이 급속히 커지면서 가장 큰 수혜를 볼 기업으로 꼽힌다. 실제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는 지난해말 42조원에서 올해 6월말에는 60조원을 넘었다.

증권업계에선 LG화학의 성장축이 석유화학에서 배터리로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매출액의 10%를 넘나드는 연구개발비와 코발트를 중심으로 한 원재료 가격 상승이 LG화학 배터리사업의 발목을 잡았으나 전기차시장이 규모의 경제를 갖춰가면서 본격적인 이익창출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2022년에는 배터리부문의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석유화학부문을 초과할 전망"이라며 "배터리의 성장률이 향후 LG화학의 가치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올해 역대급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증권사들의 컨센서스는 매출액 9조3000억원, 영업이익 6300억원이다. 2년 전 갤럭시노트5 발화사태로 9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음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가 포함된 중대형전지가 손익분기점 수준에 다다르며 소형 원형전지와 전자재료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삼성SDI는 BMW·폭스바겐·클라이슬러 등 글로벌 제조사의 1차 벤더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안전성과 신뢰성이 중요한 전기차 배터리는 장기공급계약을 기반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LG화학과 더불어 수주면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삼성SDI 역시 전기차시장 확대의 수혜기업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원재료인 코발트와 리튬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고 있는 것도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지난해 삼성SDI의 매출액 대비 원재료 비중은 60~70%에 달했다.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도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누적 출하량은 428.9MWh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0% 증가했다. 이는 중국 업체를 제외하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체 중 가장 높은 성장세다.

SK이노베이션은 시장확대에 대비해 적극적인 설비증설에도 나섰다.  올해 하반기 서산 배터리 2공장이 준공되고, 헝가리 공장과 중국 창저우 공장까지 모두 완공되면 2022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량은 연간 약 20GWh로 확대된다. 이는 전기차 67만대에 탑재할 수 있는 규모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글로벌 수요가 빠르게 늘어 기존 선 수주, 후 증설 전략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추세"라며 "배터리 사업 성장을 필두로 수익구조 혁신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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