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터치(Goodbye Touch)'
LG전자가 오는 24일 전략 스마트폰 'G8 씽큐' 공개를 앞두고 유튜브에 올린 13초짜리 티저광고에는 손동작만으로 글자가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장면이 나온다. 스마트폰에 손가락을 대지 않아도 스마트폰을 다룰 수 있는 이 기술이 G8 씽큐의 주요 특징 중 하나가 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G8 씽큐가 이 같은 기능을 갖게 된 건 ToF(Time of Flight·비행시간 거리측정) 센서 덕분이다. 가로 12㎜, 세로 8㎜ 크기의 센서칩이 빛이 물체에 닿아 반사될 때의 시간을 측정해 거리를 계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간 정보나 움직임을 인식한다. 원근감 있는 사진을 찍거나 증강현실, 가상현실 등을 구현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애플이 2017년 '아이폰X'를 통해 처음 공개한 3차원(3D) 안면인식 카메라도 비슷한 기능이 있다. 하지만 애플의 안면인식 카메라는 빛의 굴곡 정도를 측정하는 방식(Structured Light)이라 거리가 멀어질수록 인식률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ToF는 빛의 비행시간만 측정하면 되기 때문에 물체를 인식하는 과정이 단순하다. 그만큼 반응속도가 빠르고 전력소모가 적으며 더 슬림한 설계가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애플도 차세대 아이폰에는 ToF 센서를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G8 씽큐에 탑해하는 ToF 센서는 독일 반도체회사인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 제품이다. LG전자의 자회사인 LG이노텍이 이 센서에 여러 부품을 결합해 스마트폰에 딱 맞는 제품(모듈)을 만들었다.
ToF센서가 있으면 추운 겨울에 화면을 터치하려고 장갑을 벗을 필요가 없다. 얼굴이나 손의 형상과 움직임을 감지해 사용자 인증, 화면 전환 등의 명령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발 더 나아가 자동차, 생활가전, 웨어러블 기기 등에도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버튼 대신 손동작만으로 오디오나 에어컨을 작동시키는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LG전자와 LG이노텍은 ToF 센서에 남다른 기대를 걸고 있다. LG전자는 G8 싱큐의 차별점으로 스마트폰 패널을 스피커의 진동판처럼 활용하는 CSO(Crystal Sound OLED·크리스탈 사운드 올레드) 기술과 함께 ToF를 내세웠다. LG이노텍은 ToF를 비롯한 3D 센싱모듈을 세계 1위 사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3D 센싱모듈은 터치 등 기존 2D 기반 기술 이후 휴대폰의 기능을 한 단계 혁신시킬 차세대 입력 장치"라며 "카메라와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욜 디벨롭먼트'에 따르면 전세계 3D 이미지 처리 및 센싱 시장 규모는 지난해 29억달러에서 2022년 90억달러로 3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