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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혁신]"신산업 규제? 뭐든 들고오세요"

  • 2019.08.09(금) 08:33

권기만 산업통상자원부 규제샌드박스팀장 인터뷰
"법률자문부터 실증사업, 임시허가까지 원스톱 지원"
28일 '규제샌드박스, 골든타임을 잡아라' 포럼서 강연

"어려워하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전에 없던 사업이라고 해서 어느 부처에 규제 내용을 물을지 사업자가 전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단 말씀입니다. 국민 후생(厚生)에 가치가 있는 혁신산업이라면 어떻게든 정부가 돕겠다고 만든 게 바로 규제샌드박스 제도니까요."

올해 들어 최고기온을 기록한 지난 2일, 정부청사가 있는 세종에서 올라온 권기만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규제샌드박스팀장을 서울 여의도에서 만났다. 땀이 송글송글 맺힌 채 서로 마주앉았지만, 그가 풀어놓는 규제샌드박스 얘기들은 혁신에 비지땀을 쏟는 기업들이 듣기에도 속 시원하겠다 싶었다.

그의 말 요지는 이랬다. '정부는 혁신산업을 키우는 정책성과를 만들어낼 준비도, 태세도 돼 있으니 무엇이든 가져오라'는 것이다. 공무원에 대한 세간의 편견과 달리 일 욕심도 대단해 보였다. 실제로 주변에서 "너무 업계편 아니냐"는 지청구도 듣는단다. 그러고는 "그래도 이게 내 일"이라며 웃는다.

권기만 산업통상자원부 규제샌드박스팀장/사진=윤도진 기자 spoon504@

권 팀장은 "어느 부처든 신청만 하면 된다"는 말로 규제샌드박스제도 소개를 시작했다. 이 사업이 산업부 소관인지, 중기부(중소벤처기업부)나 과기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담당할 일인지 민간 사업자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케이스에 따라 자동으로 전문성을 갖춘 부처에 이관하는 시스템을 이미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모래놀이터(sandbox)'가 바로 규제샌드박스"라며 "신기술이 접목된, 지금껏 없던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올 때 기존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해 기업이 혁신활동을 마음껏 펼치게 하자는 게 제도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현재 산업부는 산업융합, 과기부는 ICT(정보통신기술)융합, 금융위원회는 금융혁신, 중기부는 지역혁신 관련 분야를 전담해 규제샌드박스팀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은 어디든 자유롭게 사업을 신청하고 문의할 수 있고, 분야에 맞는 후속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전문성 갖춘 부처로 자동이관 시스템
산업부-산업융합, 과기부-ICT융합
금융위-금융혁신, 중기부-지역혁신

그가 속한 산업부는 지난 2월 '도심 수소충전소 설치' 실증특례 사업을 최초로 승인했다. 이달 문을 열 여의도 국회 수소충전소가 그 성과다. 실증특례란 새로운 융합 제품·서비스의 안전성 등을 시험하고 검증하기 위해 제한된 구역과 기간, 규모 안에서 기존 규제를 적용하지 않도록 해주는 제도다.

산업부는 지난달 10일 기준 133건의 신청을 받아 4차례의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통해 총 26건의 규제 애로를 해소했다. 이 중 실증특례와 임시허가가 각각 13건, 4건이다. 이는 실제로 사업자와 수요자, 협력업체 등 사이에 돈이 오가며 사업이 이뤄지는 단계의 성과다.

대기업 현대자동차가 신청한 도심 수소충전소뿐 아니라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자전거도로에서 킥보드를 탈 수 있도록 한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 '고고씽'(매쓰아시아, 실증특례), 앱 기반 전기차 과금형 충전콘센트(차지인, 임시허가) 등이 대표적이다.

권기만 산업통상자원부 규제샌드박스팀장/사진=윤도진 기자 spoon504@

권 팀장은 "산업융합 신제품이나 서비스의 출시를 위해 내주는 임시허가도 최장 4년의 기한을 두고 있지만, 허가 만료때까지 새로운 법령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자동 연장되도록 할 정도"라며 "그 만큼 기업 친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나 피해 보상을 위해 책임보험을 드는 정도만 의무로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이디어만 가지고 시작한 작은 스타트업 기업 입장에서는 신사업이 어떤 기존 규제의 대상이 되는지, 또 규제샌드박스를 이용하려면 실증사업으로 시도해야할지, 임시허가를 받아야 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하지만 권 팀장은 "어떤 사업이든 그런 걸 잴 필요가 없다"고 잘라말한다.

그는 "사업 신청이 들어오면 산하기관인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사무국이 접수한 뒤 전담 연구원과 공무원이 붙어 기술·법률·컨설팅 자문 등을 '풀 패키지'로 서비스 한다"며 "민관합동으로 구성된 전문위원회나 규제특례위원회 모두 최대한 사업이 되도록 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모으고 또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법률·컨설팅 자문 '풀패키지' 서비스
임시허가 자동 연장해 사업 지속토록
유사사업은 '패스트트랙'으로 조기 승인

이렇게 민간 기업 차원의 일을 정부가 '일사천리'로 도와주면 특혜 시비는 없을까? 그는 "한 혁신기업이 규제샌드박스를 활용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일으켰다면 그 업체만 혜택을 받는 게 아니다"라며 "같은 사업을 하려는 경쟁업체도 규제장벽 없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패스트트랙을 적용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요즘 가장 뜨거운 정부 부처다. 소재산업을 무기로한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서는 최일선 업무가 이 부처 담당소관이라서다. 권 팀장도 규제샌드박스팀이 생겨 이 업무를 맡기 전까지는 산업소재 정책을 다루는 일을 했다. 그러다보니 지금도 여기저기 불려다니기 일쑤다.

그는 "규제샌드박스나 일본산 소재 대안 마련의 공통점은 모두 길게 봤을 때 우리 경제에 확실히 득이 된다는 것"이라며 "민간 기업들이 이런 정부 정책을 적절히, 또 적극적으로 할용하다보면 좋은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권 팀장은 오는 28일 비즈니스워치 주최로 열리는 '응답하라! 혁신-규제샌드박스, 골든 타임을 잡아라' 포럼에서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 정책방향'에 대한 강연에 나설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규제샌드박스를 놓고 발표자와 청중 사이에 자유로운 질의응답과 토론도 진행된다.

<☞ '2019 비즈워치 포럼' 바로가기>

권기만 산업통상자원부 규제샌드박스팀장/사진=윤도진 기자 spoon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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