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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고부가 반도체 기판 전면에…영업익 1조 시대 연다

  • 2026.06.17(수) 08:00

지난해 이익 1289억 기록, 1년 만에 82% 성장
독자 구리기둥 공법으로 무선통신 시장 선점
AI 수요 대응해 대면적·하이엔드 제품군 확장

조지태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전무)이 16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열린 '패키지솔루션 미디어 테크 데이'에서 패키지솔루션 사업의 중장기 성장 시나리오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도다솔 기자

LG이노텍이 고부가 반도체 기판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중장기 이익 확보에 나선다. 인공지능(AI)과 차세대 통신 시장 성장에 맞춰 시장 차별화 제품군을 전면에 내세워 오는 2031년까지 관련 사업에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초정밀 부품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 쥔 비결

지난 16일 LG이노텍은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패키지솔루션 미디어 테크 데이'를 개최하고 무선주파수 패키지형 시스템(RF-SiP) 등 핵심 반도체 기판 제품 3종의 기술 경쟁력과 중장기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반도체 기판은 반도체 칩을 메인 회로판과 연결해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후공정의 핵심 부품이다. 현재 LG이노텍의 패키지솔루션 사업은 지난해 기준 회사 전체 매출의 약 10% 수준이지만 전체 영업이익 비중에서는 19%를 차지하며 수익원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해당 사업부의 매출은 1조7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708억원에서 1289억원으로 82% 늘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1% 확대됐다.

조지태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전무)은 "오는 2030년까지 매출 기준으로 현재보다 2배 이상 성장시키는 것을 타깃으로 사업을 움직이고 있으며 패키지솔루션 사업을 영업이익 1조원 규모 사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퍼 포스트(Cu-Post) 기술을 적용한 RF-SiP 기판./사진=LG이노텍

주요 제품인 RF-SiP 기판은 스마트폰 내부에서 전력 증폭기나 통신 칩셋 등 무선통신에 필요한 부품들을 하나의 패키지로 결합한 통신용 반도체 모듈이다. LG이노텍은 기판 내부의 심재(코어) 층을 제거해 두께를 기존 대비 20% 줄인 코어리스 공법을 2011년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 

신호 전달 속도 지연을 줄이는 레진과 신호 손실량을 70% 감소시키는 특수 구리 처리 기술을 적용해 지난해 기준 글로벌 상위 5대 고객사 내 점유율 약 65%로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제품은 스마트폰 외에도 차량, 스마트글래스, 인공위성, AI 전력 관리(Power Management) 등에 적용 가능하다.

또 5G 스마트폰 도입으로 부품 탑재량이 60% 이상 증가하는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구리기둥(Cu-Post·코퍼 포스트) 공법을 도입했다. 기존 납땜용 구슬인 솔더볼 접합 방식은 간격이 좁아지면 납이 서로 붙는 문제가 있었다. LG이노텍은 기판 위에 미세한 구리 기둥을 세운 뒤 그 위에 솔더볼을 얹는 공법을 적용해 회로 집적도를 높이면서 두께를 20% 가까이 줄였다. 이를 통해 쌀알 2개 크기 면적에 100여개 부품을 탑재하는 구조를 구현했다.

추론형 서버 전환기 연계해 생산능력 대폭 증설

최근 인공지능이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에이전틱 AI' 시장이 부각되면서 플립칩 칩스케일 패키지(FC-CSP) 기판의 수요처도 변화하고 있다. 

FC-CSP는 반도체 칩과 기판의 크기를 유사하게 맞춘 제품으로, 금속선 대신 미세한 금속 돌기(범프)를 이용해 칩을 뒤집어 기판과 연결하는 구조다. 기존 메모리 기판 대비 전기적 특성과 집적도가 높아 모바일 기기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나 저전력 디램(LPDDR)의 성능 향상에 활용된다.

AI 시장이 실시간 데이터 처리와 추론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그래픽 메모리인 GDDR7 등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채용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에 모바일 AP 중심이던 FC-CSP의 적용 영역이 차량(ADAS), 모바일·PC용 일반 서버, AI 가속기와 서버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황정호 패키지솔루션마케팅담당(상무)가 글로벌 반도체 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도다솔 기자

황정호 패키지솔루션마케팅담당(상무)은 "최근 글로벌 반도체 고객향 GDDR7용 FC-CSP 기판을 수주했다"며 "메모리용 FC-CSP 기판 신규 수주가 잇따르면서 구미 반도체 생산라인이 풀가동 상태"라고 전했다. 황 상무는 이어 "이번달 착공에 들어가는 베트남 반도체 기판 신공장에서 FC-CSP와 RF-SiP 기판 생산라인을 가장 먼저 늘려 국내외 고객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전환 기술 결합한 드림팩토리 수율 안정화

LG이노텍의 대면적·초대면적 FC-BGA 기판 샘플 제품 2종./사진=도다솔 기자

여기에 고성능 반도체 칩의 적용 영역이 PC, 차량, AI 서버, 데이터센터(DC) 등으로 확대되면서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기판 시장의 수요도 늘고 있다. 

FC-BGA는 FC-CSP와 구조적 원리는 유사하나 면적이 18배 이상 넓고 회로 층수가 16~22층에 달해 제조 난이도가 높은 하이엔드 제품이다. 기판 하단에 구슬 모양의 접점을 배열해 전자기기와 연결하며 PC의 CPU, 자율주행차, AI 서버용 CPU·GPU, AI 가속기(ASIC) 등에 활용된다.

LG이노텍은 현재 가로·세로 85mm 크기의 대면적 제품을 안정적으로 양산 중이며 120mm가 넘는 초대면적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 같은 하이엔드 제품 생산의 기반은 지난 2022년 구미4공장을 인수해 구축한 2만6000㎡ 규모의 기판 전용 생산 기지 '드림 팩토리'다. 이 공장은 인공지능 딥러닝, 디지털 트윈, 로봇 기술을 도입한 스마트팩토리다. 대면적 기판 공정에서 발생하기 쉬운 이물 불량을 제어하기 위해 생산 공정 전반에 디지털 전환(AX) 기술을 적용해 수율 안정화를 꾀했다.

명세호 패키지솔루션개발담당(상무)은 "대면적화에 따른 열팽창이나 휨 현상을 제어하기 위해 강성이 높은 차세대 신소재인 글래스 코어 기판 기술과 전력 공급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임베딩 기술을 선제적으로 연구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이노텍은 2022년 네트워크·디지털TV용 기판 양산에 이어 2024년 12월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의 PC 칩셋용 제품 양산에 돌입했다.

올해 3분기부터는 동일 고객사향 PC CPU용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며 오는 2028년까지 자율주행과 AI 서버용 CPU·GPU 시장으로 영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인텔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FC-BGA 시장 규모는 지난해 54억2000만 달러(한화 약 8조2100억원)에서 오는 2032년 95억4800만 달러(약 14조4600억원)로 연평균 10.6%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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