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5개월 차를 맞은 한국조선해양이 다소 아쉬운 두번째 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조선부문의 수익성 회복과 환율 여건 개선으로 흑자 기조는 유지했지만 딱 거기까지일 뿐이다. 전반적으로 신규수주가 감소한 가운데 일감 없이 고정비 부담만 커지다보니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뒷걸음질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3조6427억원, 영업이익 303억원, 순이익 204억원의 실적이 잠정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분할 전인 작년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2.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1% 감소했다. 순이익은 같은 기간 -231억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더 초라하다. 분할 이후인 지난 2분기와 견주면 매출은 7.1%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5.3%, 89.9%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0.8%로 직전 분기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매출은 여름 휴가 등 조업일수에 감소에 따라 조선부문 건조량이 감소해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며 "다만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효과 등으로 조선부문 실적이 개선돼 흑자기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지주회사로 현재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주축인 조선부문 매출이 3조79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로는 43% 증가했지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8% 감소한 실적이다. 해양부문 매출은 776억원에 그쳤다. 전년 대비 84% 감소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8% 증가한 것이다. 바닥 났던 해양 매출이 소량이나마 다시 잡힌 건 작년 수주한 미국 킹스 키(King's Quay)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FPS) 제작 공정 착수 덕이다. 이밖에 플랜트 1962억원, 엔진기계 1087억원, 그린에너지 1264억원의 매출이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등의 실적 개선이 흑자를 지킨 배경이 됐다. 다만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확대 탓에 직전분기보다 수익성은 악화됐다. 사업부별 영업이익은 조선이 120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8% 감소했고, 해양은 -318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플랜트 역시 -166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으며, 엔진기계와 그린에너지는 각각 184억원, 68억원의 흑자를 냈다.
자회사 별 실적을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살펴보면 현대중공업은 2조425억원의 매출을 낸 가운데 211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조선부문 흑자에도 불구하고, 해양플랜트 물량감소에 따른 비용부담이 있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매출 8805억원에 영업익 463억원, 현대미포조선은 매출 7326억원에 영업익 187억원, 현대비나신은 매출 1439억원에 영업이익 42억원의 실적을 각각 올렸다.
신규수주는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3사 합산으로 올해 들어 9월말까지 조선해양부문에서 총 72억5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목표 178억500만달러의 40.7%에 그친 규모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조선부문에서 견고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전 세계 발주량은 전년 대비 줄어들었다"며 "최근 발주가 집중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선 및 LNG추진선 수주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5300억원, 영업이익 219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38.3%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은 4.3%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8.8% 증가했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의 부진으로 전분기보다 매출이 줄었지만 정제마진 상승에 따른 정유부문 이익 개선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늘었다"고 설명했다. 정유 자회사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3분기 매출 5조3040억원, 영업이익 157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와 비교할 때 매출은 0.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2% 늘어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