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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빅3, 발주 가뭄속 일감 따내기 '안간힘'

  • 2019.10.14(월) 14:40

1~9월 수주 삼성중공업만 목표 50% 채웠지만
이달 들어 3사 모두 대형수주 '낭보 릴레이'

국내 조선업계가 연말까지 기약한 일감 확보 목표를 채우기 위해 기를 쓰고 있다. 올해 신규수주 계획을 공세적으로 잡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달성률이 지지부진하다보니 조급함이 커졌다.

특히 조선업계는 매출 감소로 인한 인력 감축이 이슈로 대두된 상황이어서 일감을 얼마나 따내느냐가 향후 구조조정의 가늠자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대형 조선 3사 모두 3분기까지의 부진을 털기 위해 마지막 분기까지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 3사 3분기 누적수주 연 목표 42% 그쳐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 및 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포함),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 조선 3사는 올해 들어 9월말까지 총 136척, 142억6000만달러어치(한국조선해양 추정치 포함)의 조선·해양부문 일감을 수주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총 204척, 197억9000만달러어치를 수주한 것에 크게 못 미친다. 척수로는 약 33.3%, 금액으로는 27.9% 감소했다. 각 사가 공표한 올해 수주목표와 비교해도 그렇다. 올해 3사가 밝힌 수주목표는 총 339억8000달러인데, 이와 비교한 이행률은 약 42%다. 올해 4분의 3이 지났지만 목표달성률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한국조선해양 산하 조선 3사(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는 1~3분기 90척, 71억달러의 수주실적(추정치)을 올렸다. 올해 목표 178억1000만달러(조선·해양 합계)의 39.9%에 그친 실적이다. 8월말까지 집계 완료된 수주 금액이 53억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9월 수주분은 18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계열사별로 8월말까지 수주는 현대중공업 21억9000만달러, 현대미포조선 13억7700만달러, 현대삼호중공업 17억7700만달러다. 계열사 맏형격인 현대중공업은 탱커 4척, 액화천연가스(LNG)선 8척, 액화석유가스(LPG)선 5척을 수주했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 가량 줄어든 실적이다. 남아있는 수주잔고(인도기준, 8월말)는 266억달러로 집계됐다.

삼성중공업은 올들어 3분기말까지 총 29척, 42억달러의 신규수주 실적을 쌓았다. 이는 올해 수주 목표인 78억달러의 53.8%에 해당한다. 1~9월 수주실적이 연간 목표의 절반을 넘은 것은 삼성중공업이 유일하다. 다만 작년 같은 기간 수주실적(40건, 47억달러)에 비해서는 금액 기준으로 10.6% 줄었다. 수주 잔고는 8월말 기준 207억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수주는 선종별로 LNG선 11척(21억달러), 원유운반선 14척 및 석유화학제품운반선 2척(9억달러), 특수선 1척(1억달러) 등이 있었다. 특히 해양부문에서도 11억달러 규모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1기를 지난 상반기 따낸 것이 다른 조선사와 수주실적을 차별화한 요인이 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9월 17척, 29억6000만달러의 수주 실적을 냈다. 연 목표 83억7000만달러와 비교하면 달성률은 35.4%에 그친다. 작년 같은 기간 35건, 46억달러어치의 일감을 따낸 것과 비교하면 금액 기준으로 35.7% 감소한 것이다. 3분기까지 수주량은 3개사 중에서도 가장 적다.

신규수주한 배는 LNG운반선 7척, 초대형원유운반선 7척, 잠수함 3척 등 총 17척이다. 3분기(6~9월) 추가한 물량이 1억8000만달러 규모의 LNG운반선 1척 뿐이었다. 수주잔고도 8월말 91건, 203억3000만달러였던 것이 9월말 86건, 194억1000만달러로 감소했다.

◇ 4분기 들어 대형 수주…연말까지 '각축'

이같은 수주 부진은 국내 조선업계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세계 선박시장의 발주량이 줄어든 것이 배경이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 집계에서 지난 1~9월 세계 선박 발주량은 1539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작년 같은 기간의 2696만CGT보다 43% 감소했다.

하지만 이런 시황 속에서도 4분기로 접어든 뒤 물량 확보 낭보가 이어지는 것은 긍정적이다. 10월 들어 보름도 지나지 않았지만 3개사 모두 대형 수주소식을 전하며 연말까지 일감 채우기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부터 건조까지 맡게 된 '광개토-lll Batch-ll 함정' 조감도/자료=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은 지난 10일 방위사업청과 총 6766억 원 규모의 '광개토-III Batch-II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 해군이 도입하는 차세대 이지스함 3척 중 첫 배다. 울산조선소에서 건조해 오는 2024년 11월 인도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도 방위사업청으로부터 3000톤급 잠수함 '장보고-III 2차사업 선도함의 설계 및 건조사업'을 1조1130억원에 계약 체결했다. 아울러 미주지역 선주로부터 LNG운반선 2척을 수주한 소식도 전했다. 이를 포함하면 4분기 들어 늘린 수주액은 1조5600억원에 이른다. 이것까지 합치면 대우조선해양의 연간 수주달성률은 50%를 넘기게 된다.

삼성중공업은 4분기 들어서도 가장 빠르게 수주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말레이시아 선사인 MISC로부터 17만4000㎥급 LNG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금액은 3억8000만달러 내외로 알려졌다. 이들 선박은 오일 메이저인 엑슨모빌이 생산하는 LNG를 운송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8일에도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Evergreen)으로부터 세계 최대 크기인 2만3천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약 9억2000만달러(1조1000억원)에 수주했다. 한 척에 20피트(ft) 컨테이너 2만3764개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초대형 선박이다. 이를 포함해 삼성중공업은 올해 누적 수주 55억달러를 기록, 연간 목표의 70%를 넘겼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중인 3000톤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장보고-III 1차사업 1번함)' 진수식 모습/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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