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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쌀 때 찍자...' 대한항공, 회사채 찍고 또 찍고

  • 2019.11.08(금) 17:09

올들어 7번 발행...총 조달액 1.4조 넘어
수요예측 연이은 실패...투자심리 회복은 숙제

대한한공의 회사채(공모채) 발행이 잦다. 올 들어서만 모두 7번으로, 조달 규모가 1조4000억원 대를 넘어선다. 최근 7조원에 이르는 대대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때마침 금리 인하 등 우호적인 발행 환경이 조성되자 선제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조달비용 최대 1% 이상 낮아져...저금리 호재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17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만기를 2년과 3년으로 나눠 각각 900억원, 800억원을 조달했다.

발행 금리는 각각 3.3%, 3.7%로 확정됐다. 대한항공의 이번 회사채 발행은 지난 2012년 발행한 7년 만기·17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차환하기 위해서다. 당시 해당 회사채의 발행 금리는 4.36%으로, 대한항공은 이번 차환 발행을 통해 조달 금리를 최대 1.06% 포인트 가량 낮출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의 이같은 시장성 조달은 올 들어서만 7번째다. 지난 2월 일본 시장을 대상으로 첫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한 것을 시작으로, 상반기 3번, 하반기 4번에 걸쳐 총 1조4604억원을 조달했다. 이는 대한항공이 올 한해 갚아야 하는 회사채(7356억원)를 2배나 상회하는 수준이다. 공시되지 않는 사모채 만기나 회사 운영에 필요한 운영 자금 등을 회사채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항공의 잦아진 회사채 발행은 시장의 저금리 기조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 결정으로 조달 금리가 낮아진 만큼 보다 싼 금리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한공의 올 회사채 발행 금리 내역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3%대로 확정 돼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4~5%에 달했지만, 1년 새 최대 2% 포인트 낮아졌다. 덕분에 차환 발행을 통한 '금리 갈아타기'도 이뤄졌다. 대한항공의 올해 만기 도래한 회사채 금리는 주로 4%(4.16~4.36%)였는데 차환을 통해 조달 금리가 3%대로 떨어졌다. 이전과 똑같은 금액을 빌렸지만, 이자비용은 1% 이상 낮아진 셈이다.

업계는 대한항공의 내년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또한 1조원을 넘어서는 만큼 내년에도 저금리를 활용한 회사채 발행이 빈번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을 앞두고 곧 기관 등 투자자들의 북클로징(장부마감)이 시작되고, 대한항공의 남은 만기 회사채가 없어 올해 추가 발행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내년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고 만기 회사채도 1조원에 달하는 만큼 내년 역시 회사채 발행이 잦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낮은 수익성 불구 대규모 투자 단행...수요확보 한계

그러나 낮은 수익성, 높은 부채비율로 인해 대한항공 회사채의 매력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점은 숙제다.

대한항공은 이번 17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앞서 진행한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액의 절반도 안되는 570억원의 수요만 채웠다. 저금리 기조일수록 고금리 채권의 인기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굴욕적인 결과다.

대한항공 회사채는 BBB+(안정적)의 저신용등급으로, 3년 만기 개별민평금리(키스채권평가·한국자산평가·NICE P&I·FN자산평가  4사 합산)가 3.43%인 고금리 채권이다.

뿐만 아니라 앞선 지난 7월 실시한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도 750억원 어치의 주문만 들어왔다. 미매각된 남은 1750억원 어치는 인수 주관을 맡은 증권사들이 모두 떠안아갔다.

수요예측에 실패했다고 해서 회사채 발행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대한항공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뜻이어서 장기화 될 경우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일각에선 대한항공이 최근 7조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가뜩이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규모 투자를 단행함으로써 재무부담을 더욱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대한항공은 올초 항공기 등 기재에 대한 투자를 완료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불과 반년 만인 지난 6월, 미국 보잉사와 2025년까지 7조4000억원에 달하는 항공기를 구매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대한항공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884.4%에 달한다. 이 역시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40.7%나 상승한 수치다. 반면 수익성은 하향세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418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2330억원에서 무려 83% 넘게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규모 지출이 예고되자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역시 시장성 조달이 불가피한 만큼 대한항공이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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