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한 사업 여건 불안 속에서도 스판덱스 사업의 저력을 유지하고 있다. 스판덱스는 조현준 효성 회장이 선대 회장 때부터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이 회사 '알짜' 사업 품목이다.
효성 주력 계열사 효성티앤씨는 자사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가 원천 기술력과 중국, 베트남, 브라질 등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2010년 세계 시장 1위에 올라선 후 점유율 30% 이상을 줄곧 유지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스판덱스는 '섬유의 반도체'로 불리는 고부가가치 기능성 섬유다. 원래 길이의 5~7배까지 늘어나고 원상회복률이 97%에 이를 정도로 탄성 유지 특성이 뛰어나 여성용 속옷을 비롯해 스타킹, 수영복부터 기저귀, 데님, 야외활동복(아웃도어), 정장 등에까지 두루 사용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1992년 국내 기업 최초로 스판덱스 개발에 성공한 뒤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기술력을 축적해 왔다. 땀냄새 등 악취를 없애주는 '크레오라 프레시', 내염소성과 내구성이 뛰어나 주로 수영복에 적용되는 '크레오라 하이클로' 등 다양한 고객 맞춤형 기능성 제품을 내놓고 있다.
1차 고객인 원단업체뿐 아니라 '고객의 고객'인 글로벌 의류 브랜드와의 협업도 강화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유럽 등 거점 지역별로 타겟 브랜드를 선정하고 트렌드나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애슬레저나 캐주얼, 아웃도어 등 다양한 컨셉의 디자인을 의류 브랜드에 제안해 비즈니스로 이어가고 있다.
일례로 더운 베트남 지역에서는 냉감기능과 자외선 차단 기능의 원사를 활용한 애슬레저 제품 출시를 제안하고, 원색을 선호하는 브라질 고객에게는 염색성이 뛰어난 원사를 공급하면서 호응을 얻기도 했다.
효성티앤씨는 세계 각 지역의 고객의 요구에 적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중국, 베트남을 비롯해 브라질, 터키 등 전 세계에 구축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각 지역의 고객들에게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현지 생산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작년 9월에는 인도 현지의 첫 스판덱스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효성 관계자는 "인도는 13억의 인구를 바탕으로 매년 7% 이상 성장하며 2030년 미국·중국에 이은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설 지역"이라며 "차별화 제품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에 집중해 인도 스판덱스 시장 점유율을 현재 60%에서 7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