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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름 털어내자'…고삐 죄는 효성

  • 2020.11.12(목) 14:15

[워치전망대-어닝인사이드]
캐피탈 매각으로 차입금 1.8조↓..재무개선
사업회사 실적 작년만 못했지만 "바닥 디뎠다"

효성그룹 지주사 ㈜효성이 자회사 매각과 실적 개선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이뤄내고 있다. 재작년 분할한 주력 사업회사들도 상반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쇼크'를 털어내는 모습이 긍정적이다. 예년에 비해 사업회사들의 수익성이 정상궤도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보니 아직 웃기는 어렵다. 하지만 회복이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는 고무적인 분위기도 감지된다.

◇ 캐피탈 털고 가벼워진 지주사

㈜효성은 올해 3분기말 기준 차입금 의존도(이하 연결재무제표 기준)를 14.3%로 지난 2분기 말 41.7%에서 27.4%포인트 떨어뜨렸다. 지주사 전환 첫해인 2018년 말 38.5%, 다음 해 2019년 말 39%로 2년 연속 차입금 의존도가 30%를 넘었지만 이를 뚝 떨어뜨려 재무구조를 개선한 것이다.

차입금 의존도는 차입금을 자산으로 나눈 비율이다. 통상 40%를 넘으면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과한 것으로 여긴다. 

이는 효성 차입금의 대부분을 차지한 효성캐피탈이 매각 예정 자산으로 분류된 덕분이다. ㈜효성은 지난 9월 효성캐피탈 884만154주(지분율 97.5%)에 대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 에스티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를 선정했다. 효성은 지주사가 금융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규정 때문에 올해 말을 기한으로 캐피탈 매각을 추진해왔다. 

효성캐피탈의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은 1조7070억원으로 ㈜효성에 연결로 잡히는 총 차입금 2조5016억원 가운데 68.2%를 차지했다. 더욱이 효성캐피탈은 1년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차입금 의존도가 지난해 말 27.4%로 같은 기간 업계 평균 14.3%의 약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올해 6월 말에는 이 비율이 39.6%까지 올랐다. 금산분리 해소를 위한 매각이었지만 효성으로서는 재무 개선 효과도 입게 됐다.  

신용평가 업계에서는 ㈜효성이 효성캐피탈을 매각하면 지주사뿐 아니라 그룹 전반의 재무부담이 덜어질 것으로 봐왔다. 한국신용평가는 "금융자회사인 효성캐피탈이 매각되는 경우 차입금 규모의 감소와 매각대금 유입 등을 통해 그룹의 재무 부담이 일정 수준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3분기말 기준 분할 사업회사 차입금 의존도는 ▲효성첨단소재 71% ▲효성화학 70.9% ▲효성티앤씨 55% ▲효성중공업 48.4%다.

◇ 엇갈린 지주사와 계열사

효성은 실적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3분기 매출 7195억원, 영업이익 454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효성캐피탈이 합산 실적에서 제외됐음에도 두 배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6.3%로 지난해 3분기 2.9%에서 3.4%포인트 뛰었다. 자동차 카펫 등을 납품하는 인테리어 사업이 전방 자동차 업계 경기가 일부 살아나며 호조세를 보였다.

연결 실적에 반영되는 자회사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은행에 현금인출기 등을 납품하는 효성티앤에스는 매출 1998억원, 영업이익 127억원을 벌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16.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반 토막 났다. 기존 현금인출기 수주물량을 조기 공급하면서 일시적으로 실적이 부진했다고 ㈜효성은 설명했다. 수입차 계열사 FMK, 펌프 등을 제조하는 효성굿스프링스 등을 합한 기타 계열사는 합산으로 매출 4956억원, 영업이익 89억원을 거둬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성적을 유지했다.

분할 신설 회사들은 맥을 못 췄다. 코로나 여파로 적자가 난 지난 2분기보다는 나았지만 코로나 이전인 작년 같은 기간 실적에는 크게 못미쳤다. ㈜효성과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효성중공업 등 효성그룹 주요 5개사는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3분기 매출 3조8061억원, 영업이익 1698억원을 합작했다. 작년 3분기와 견줘 매출은 11.5%, 영업이익은 25.2%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5.3%에서 4.5%로 0.8%포인트 떨어졌다. 

㈜효성을 제외할 경우 성적표는 더 좋지 못하다. 4개사는 매출 3조866억원, 영업이익 1244억원을 거뒀다. 이 경우 전년동기 대비 감소율은 매출 13.4%, 영업이익 39.5%로 확대된다. 영업이익률은 5.8%에서 4%로 1.8%포인트 떨어져, ㈜효성을 합산할 때보다 낙폭이 커진다.

스판덱스를 주력으로 하는 효성티앤씨가 부진했다. 이 회사는 매출 1조3018억원, 영업이익 662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1%, 28.2%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5.9%에서 5.1%로 떨어졌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섬유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다른 회사도 코로나19 여파로 실적 개선에 실패했다. 타이어 보강재, 고강도 섬유 소재 아라미드 등이 주력인 효성첨단소재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6.7% 줄었고, 영업이익은 68.6%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4.9%에서 1.9%로 깎였다. 효성화학은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6.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반 토막 났다. 영업이익률은 12.1%에서 5.1%로 수직 낙하했다.

효성중공업만 영업이익 개선에 성공했다. 효성중공업은 매출 6606억원, 영업이익 215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14.3% 줄었고, 영업이익은 5.6%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2.6%에서 3.3%로 0.7%포인트 상승했다. 초고압 변압기·차단기 내수 판매가 증가하면서 중공업 부문 영업이익이 108억원으로 전년 동기 -118억원과 비교해 흑자로 전환했다.

다만 효성 내부적으로는 코로나로 인한 부진은 지난 상반기 바닥을 다졌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티앤씨의 경우 4분기 들어 각종 원사 제품이 없어서 못팔 정도로 수요가 늘어나는 등 3분기와는 또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증권시장에서도 4분기 실적 회복 기대감이 각 계열사별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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