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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체제' 효성, 코로나 뚫고 '전진'

  • 2021.04.20(화) 16:09

'스판덱스' 효성티앤씨, 실적 선방 주가 훨훨
친환경 신소재로도 포스트코로나 시대 대응

조현준 회장 시대를 공식화하게 될 효성이 오랜 시간 쌓아온 소재 관련 원천기술 경쟁력으로 무장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는다. 선제적 투자를 통해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을 성공적으로 돌파한 데 이어 친환경 신소재 개발을 통해 새로운 사업환경에서도 기선을 잡겠다는 각오다. 

중심에는 'VOC(Voice of Customer, 고객의 소리)'를 경영 철학으로 내세우는 조 회장이 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며 "환경을 생각하고 고객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어 가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2017년 회장 자리에 오른 그는 이달 말 있을 공정위의 올해 '규제대상 대기업집단' 발표 때 부친 조석래 명예회장을 대신해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될 것이 유력하다.

조현준 효성 회장/그래픽=비즈니스워치

◇ '스판덱스 초격차' 주가(株價)로 입증

팬데믹을 관통한 성과는 효성의 주력제품인 스판덱스를 생산하는 효성티앤씨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 회사는 2021년까지 터키 공장에 600억원을 투자, 생산량을 2만5000톤 늘리기로 작년 결정했다. 또 브라질에도 400억원을 투자해 스판덱스 생산능력 1만톤을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이 설비투자에 조심스러울 때 나온 판단이었다.

하지만 이는 최근 들어 성공적인 '역발상 투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대면 생활이 길어지면서 늘어나는 '이지웨어(착용감이 편안한 의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스판덱스 섬유가 더욱 많이 필요해서다. 실제로 스판덱스는 코로나19 발발 이후 수요가 늘고 가격도 오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효성티앤씨 말고는 스판덱스 공급을 제대로 늘린 기업이 없었다. 

스판덱스는 당분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효성티앤씨의 터키와 브라질 증설이 완료되면 각각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의류시장과 글로벌 섬유 수요를 충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경영 판단의 적시성은 실적으로도 나타났다. 작년 효성티앤씨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5조1616억원, 영업이익 2666억원을 기록했는데 매출은 전년 대비 13.7%, 영업익은 17.4% 감소한 것이었다. 코로나 속에서도 대체로 선방한 성과라는 게 업계 평가다. 특히 작년 4분기의 경우 전년 같은 기간보다 55.6% 급증한 130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어지는 올해 실적 기대감도 부푸는 배경이다. 

밝은 전망은 주가로도 나타난다. 1년 전인 작년 4월 유가증권시장에서 10만원대를 오르내리던 효성티앤씨 주식(보통주 기준)은 이날(20일) 장중 73만5000원의 52주 최고가를 찍었다. 

폐 페트병을 섬유로 만들어 가방과 옷등 다양한 품목으로 재탄생시킨 플리츠마마의 리젠제주 컬렉션./사진=효성 제공

◇ "친환경으로 지속가능성도 챙긴다"

효성티앤씨는 올해에도 고객 목소리를 반영, 친환경 섬유의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여 친환경 기업으로서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패션 브랜드와 중소기업과의 상생도 추구하며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친환경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반영해 지난달 페트(PET)병에서 뽑아낸 재활용 섬유와 무농약 면화로 만든 면으로 된 티셔츠를 ‘G3H10’이라는 브랜드로 선보였다. 또 코로나19로 의류 수요가 감소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원단, 봉제 업체들과의 협업으로 옷을 생산했다. 향후 지속적인 제품출시로 중소협력사들과의 협업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리젠제주'라는 페트병 재활용 섬유를 내놓은 데 이어 올해 초에는 서울시, 금천·영등포·강남구와 손잡고 투명 페트병을 분리 수거해 재활용 섬유로 생산하는 자원선순환 프로젝트 '리젠서울'을 추진하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약 100톤 규모의 리젠서울을 생산하고 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 참여 자치구 확대 등을 통해 생산량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효성티앤씨 관계자는 "사내에 '패션디자인센터'를 설립해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고객이 원하는 바를 소재에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친환경 소재에 대한 고객의 니즈를 섬유에 반영하고 의류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섬유 업체에서 패션트렌드까지 제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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