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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무임승차에 세금회피 의혹까지…넷플릭스 잇단 구설수

  • 2021.10.08(금) 07:20

국내매출 대부분 본사 수수료로 거둬가
법인세, 매출 0.5% 수준…세금추징 불복

넷플릭스가 인터넷 망 무임승차와 지적재산권(IP) 독점 논란에 이어 과도한 매출원가 책정으로 세금을 회피했다는 의혹에 휩싸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국내 콘텐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로 '오징어게임'과 같은 글로벌 흥행작의 탄생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편법을 통해 과세 의무를 회피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오징어게임' 메인 포스터/이미지=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한국 법인의 정식 명칭은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다른 글로벌 기업과 마찬가지로 주식회사가 아닌 폐쇄적 성격의 유한회사다. 이러다 보니 국내에서 활발한 서비스를 하고 있음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을 비롯한 경영 활동에 대해 뚜렷하게 알려진 것이 없었다.

그러나 2018년 외부감사법 개정으로 2020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외국계 유한회사에 대해서도 감사보고서 공시 의무가 부여되면서 기본적인 기업 정보가 드러나게 됐다.

올해 처음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 한국법인은 2016년 우리나라에 진출한 이후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155억원으로 전년(1859억원)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

그럼에도 넷플릭스가 지난해 국세청에 낸 법인세는 매출의 1%에도 못 미치는 21억원에 불과했다. 어떻게 세금을 아낄 수 있었을까?

넷플릭스 한국법인의 지배기업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넷플릭스 인터내셔널'이다. 아울러 최상위 지배기업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넷플릭스 본사다. 즉 넷플릭스 본사→네덜란드법인→한국법인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지난 2015년에 설립한 한국법인의 임직원 수는 92명, 대표자는 본사 임원인 레지날드숀톰슨이 맡고 있다. 한국법인은 네덜란드 법인을 대신해 넷플릭스 서비스를 재판매하는 역할을 한다. 직접 판매가 아니라 간접판매라는 점에서 지배기업인 네덜란드법인은 한국법인 매출의 대부분을 수수료로 떼어간다.

지난해 한국법인이 그룹사 수수료 명목으로 지불한 금액은 매출의 77%인 3204억원이다.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제외한 매출총이익은 784억원 수준. 여기에서 판매·관리비(341억원)와 마케팅비용(355억원) 등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고작 88억원에 불과하다. 순이익은 63억원 수준이다.

전체 매출이 4000억원대에 달하나 순이익이 100억원에 못 미치면서 법인세 규모도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이에 국세청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넷플릭스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해 약 800억원의 세금을 별도로 추징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소송을 통해 다시 판단 받겠다며 불복 의사를 나타냈다.

정치권에선 넷플릭스의 이러한 수수료 부과 방식에 대해 편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질의가 쏟아졌다.

김영식(국민의힘) 의원은 "넷플릭스가 로열티와 수수료 명목으로 한국의 매출을 네덜란드 법인으로 빼돌리고 있다"며 "세무조사를 받고 800억원 정도의 세금을 추징당했음에도 소송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래픽 급증에도 망 사용료 '0원'…이통사와 갈등 심화

이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는 망 무임승차 논란으로 국내 이동통신사와 갈등을 겪고 있다. 망 사용료는 콘텐츠제공업체(CP)들이 이동통신사의 인터넷 망을 이용하는 대가로 내는 사용료다. 국내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통신 3사에 각각 연 700억원, 300억원 정도를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넷플릭스와 같은 해외 콘텐츠제공업체(CP)들은 망 중립성(통신 회사는 인터넷을 통해 전송되는 모든 트래픽을 차별 없이 처리해야 한다는 것)과 자체 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트래픽을 감소시키고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

양정숙(무소속) 의원은 국감에서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돈을 많이 벌어가면서도 트래픽 사용에 대한 의무를 지키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며 "통신3사와 합의해 망 사용료를 납부할 의향이 없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 측은 자체 개발한 '오픈커넥트'라는 캐시서버 프로그램을 통해 이용자들이 좋은 서비스를 이용하고 통신사들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항변했다.

연주환 팀장은 "통신사, 이용자들과 상생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항상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작년에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오픈커넥트가 윈윈솔루션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IP 독점 넷플릭스…수익 불균형 문제 도마위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오징어게임'은 기대 이상의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정작 제작사는 추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사들에게 제작비의 110~120%를 주는 대신 IP에 대한 모든 권리를 가져가기 때문이다. 수익 배분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를 두고 홍석준(국민의힘) 의원은 과방위 국감에서 "한국의 뛰어난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나갈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만들어준 것은 대단히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오징어게임에서 발생하는 초과 수익을 인정하지 않고 애초 약정한 금액만을 인정하는 것은 마치 '대장동 화천대유' 계약과 같다"고 비판했다.

연주환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팀장은 "지적하신 부분 깊이 새겨듣도록 하겠다"면서도 "넷플릭스는 창작자들의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로 계약을 맺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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