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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하니]애플워치7, 달라진 게 없다고?

  • 2021.11.07(일) 07:40

테두리 사라져 넓어진 화면
운동 강화…필라테스·태극권 추가

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 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 [편집자]

애플워치7. /사진=백유진 기자 byj@

지난 9월 15일. 처음 애플워치7이 공개됐을 때, 업계에서는 "아쉽다"는 반응이 터졌다. 눈에 띄는 기능 변화가 없는 데다, 출시 직전까지도 애플워치7 디자인이 각진 형태로 바뀔 것이라는 예측이 다수여서 더욱 그랬다. 

애플워치 신제품을 기다리던 애플 애호가로서도 실망적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평소 각진 디자인을 좋아해 아이폰12를 구매했던 터라 '각진 애플워치'를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다소 아쉬운 마음을 안고 애플로부터 애플워치7을 약 2주간 대여했다. 그런데 비교를 위해 애플워치7를 애플워치SE 옆에 둔 순간 구매욕이 끓어올랐다. 달라진 게 없지만, 자세히 보면 있었다. 비슷해보이는 디자인의 정점에는 '좁아진 베젤(테두리)'이 있었다. 애플워치7을 보는 눈이 뜨였고, 만지는 손도 편해졌다.

좁아진 베젤이 다했다

애플워치7은 전작인 애플워치6나 애플워치SE에 비해 화면이 1mm씩 커졌다. 전작이 44mm, 40mm로 구성됐다면 애플워치7은 45mm와 41mm다. 1mm 차이니 크기 자체의 변화를 알아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화면을 보면 확실히 달라진다. 베젤이 눈에 띄게 줄어서다.

애플 측 설명에 따르면 애플워치7은 애플워치SE 대비 화면이 20% 더 커졌다. 애플워치3와 비교하면 50% 이상 더 큰 수준이다. 이전까지 애플워치 화면은 약 3mm의 검은색 베젤로 둘러싸여 있었다.

애플워치SE(왼쪽)와 애플워치7(오른쪽). 테두리 차이가 극명하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개인적으로 놀라웠던 건 애플워치SE 모델을 사용한 지난 10개월 동안 베젤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애플워치7을 사용하다가 SE 모델로 돌아오니 베젤밖에 보이지 않았다. 화면이 너무 답답하게 느껴져 "그간 왜 인식하지 못했을까"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애플워치7용으로 나온 전용 워치페이스를 적용하니 커진 화면이 더욱 잘 와닿았다. 넓어진 화면을 제대로 누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페이스여서다. 

모듈 듀오 페이스의 경우 날씨, 일정, 세계시간, 심박수 등의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윤곽 페이스는 숫자 다이얼이 화면의 가장 가장자리에 위치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크기가 달라진다. 디지털 크라운(용두)을 돌리면 숫자가 흐르는 듯한 모습을 연출할 수도 있다. 

애플워치7 전용 페이스는 아니지만 '인물사진' 워치 페이스도 신기했다. 아이폰에서 '인물사진' 모드로 촬영된 사진을 시계 화면으로 설정할 수 있는 것인데, 디지털 크라운을 돌리면 피사체와 배경이 분리돼 크기가 조절됐다.

디지털 크라운을 돌리면 물이 흐르는 듯 숫자가 흐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윤곽 모드와 다양한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모듈 듀오 페이스. 인물사진으로 페이스를 설정하면 인물만 확대할 수 있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베젤이 줄고 화면이 커지면서 한 화면에 담기는 내용도 많아졌다. 스톱워치나 계산기의 버튼이 12% 정도 커져 사용하기 편했다. 워치로 문자나 메일 등 텍스트를 읽을 경우 한 페이지 안에 더 많은 글이 담겨 읽기 좋았다.

익숙하지만 낯설다

베젤이 줄었다지만 기본적인 디자인이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라 화면이 켜진 상태가 아니라면 애플워치7을 알아보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겉보기는 익숙하더라도 전작에 비해 새로워진 부분이 많다. 

특히 일반 시계와 달리 스마트워치는 운동할 때 착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내구성이 개선됐다는 것도 큰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실제 체험을 해보지는 못했지만 애플워치7은 워치 제품 최초로 IP6X 인증을 획득했다. 이전까지는 방수 기능만 가능했다면 방진 기능까지 추가됐다는 뜻이다. 등산과 같이 먼지가 많이 나는 야외활동에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애플워치7./사진=백유진 기자 byj@

운동량을 측정하는 기본 운동에는 필라테스와 태극권도 추가됐다. 애플은 전 세계 사용자들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운동량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운동을 기본 운동으로 추가한다. 최근 국내에서 필라테스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 만큼, 활용도가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워치7은 야외에서 자전거를 탈 때 운동을 자동으로 인식해주기도 한다. 전작들이 걷기만 운동으로 인식했던 것에 비하면 추가된 기능이다. 다만 애플워치에게 인정을 받기란 쉽지 않았다. 1km 미터 이상 꾸준한 속도를 유지해야 애플워치가 "사용자가 자전거를 탄다"고 인식한다고 한다. 걷기 운동을 할 때 역시 일정 수준 이상의 속도로 10분 정도 걸어야 운동으로 인식했다. 

바쁜 아침, 45분이면 OK

애플워치의 기존 사용자라면 빨라진 충전 속도도 장점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애플워치6에 비해 33% 정도 충전 속도가 빨라졌다는 게 애플 측 설명이다. 빨라진 속도의 비결은 충전기에 있다. 애플워치7 구매시 제공되는 고속충전 선은 기존에 비해 2배 빠르다. 완전히 방전된 애플워치7을 전용 충전기로 충전할 경우 45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출근 전 씻고 준비할 동안만 충전을 시켜도 종일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고속 충전은 애플워치7과 충전기 신제품이라는 조건이 모두 갖춰져야 가능하다. 예를 들어 애플워치SE를 애플워치7 충전기로 충전한다고 해도 고속 충전은 되지 않는다. 애플워치7과 충전기 내부에 충전코일 방식이 새롭게 적용됐기 때문이란다.

평소 스마트워치를 사용해보지 않은 이들이라면 배터리는 다소 아쉬울 수 있다. 충전하지 않으면 이틀 이상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애플워치7은 전작에 포함됐던 혈중 산소 포화도 측정이나 심전도 측정 등의 기능도 계승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해당 기능을 이미 오래전부터 도입해왔고, 올해 신제품인 갤럭시워치4에는 체성분 분석이라는 신기능을 넣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애플이 신기능을 추가하지 않았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애플워치7. /사진=백유진 기자 byj@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애플은 28.0%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다. 2위는 화웨이지만 점유율이 지난해 2분기 13.1%에서 9.3%로 점차 줄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점유율 7.6%로 2위를 바짝 쫓고 있는 형국이다.

애플워치는 아이폰 사용자들의 전유물이다. 아이폰을 사용해야만 애플워치를 제대로 쓸 수 있다. 앞으로 스마트워치 시장과 스마트폰 시장은 상관관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 삼성전자는 운영체제(OS)를 통일해 갤럭시워치와 갤럭시 스마트폰의 연동성을 강화했다. 스마트워치가 대중화되면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 1위인 삼성전자에게 스마트워치 시장에서도 추격당할 수 있다는 위협이 존재하는 이유다.

애플워치7은 베젤이 줄고 화면이 커졌다는 점은 확실히 만족스럽다. 하지만 기존 사용자 외 다른 소비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매력까지는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시장 1위를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소한 혁신이라도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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