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올 9월 스마트폰 신제품인 아이폰14, 무선이어폰 신제품 에어팟프로 2세대와 함께 애플워치 시리즈를 공개했다. 특히 올해 공개된 애플워치 시리즈는 총 3종이다. 운동선수 등을 위해 전문성을 높인 애플워치 울트라, 프리미엄 제품과 같은 칩셋을 탑재해 전작 대비 개선된 보급형 애플워치SE, 그리고 애플워치8이다.
수식어가 생략될 만큼 이번 애플워치8은 전작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7세대 사용자라면 신작으로 갈아탈 이유가 딱히 없을 정도다. 3세대 이전 제품이나 보급형 제품을 사용하던 이들에게는 변화가 크게 와닿을 수 있다. 스마트워치를 경험해보지 않은 아이폰 사용자에게도 애플워치8은 흠잡을 일 없는 기기다. 애플로부터 애플워치8 41mm 제품을 대여해 일주일 동안 사용해봤다.
강화된 건강 관리 기능
애플워치8에서 추가된 기능은 크게 두 가지다. 온도센서와 충돌감지 기능이다. 애플워치8에는 피부표면 접촉 부분과 디스플레이 아랫 부분에 온도센서가 있다. 두 개의 센서는 단순히 체온을 재는 체온계 역할을 하는 게 아니다. 사용자가 잠자는 동안 5초마다 체온 변화를 추적한다.
이를 통해 전반적인 건강 상태 확인이 가능하다. 대표 사례는 생리 주기를 측정하고 배란일을 예측하는 것이다. 생리 주기 추적 앱(App)에 기록된 정보와 연동돼 이상 건강 징후가 보일 경우 알림을 보내준다. 가임기 여성에게 유용할 기능으로 보인다.
이는 애플 건강 앱에 '손목 온도'로 표시된다. 온도 변화를 추적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소 5일 동안 착용한 채로 잠들어야 한다. 잘 때도 애플워치를 계속 착용해야 한다는 점은 다소 불편했지만, 수면 중 손끝까지 혈류가 증가하기 때문에 온도 측정 정확도가 올라간다는 게 애플 측 설명이다.
충돌감지 기능도 추가됐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 체험할 수 있는 기능은 아니다. 많은 이들이 체험하지 않아야 하는 기능이기도 하다. 애플워치를 착용한 상태에서 차 사고가 나면 모션센서가 이를 감지해 119에 자동으로 구조 요청을 보내준다. 전작 대비 4배 빠른 모션센서를 탑재해 정확하고 빠른 인식이 가능해졌다.
혁신 없지만 높은 완성도
애플워치8이 전작 대비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 것은 맞지만, 애플워치SE 제품을 약 2년 동안 사용해온 입장으로서는 차이가 컸다. 개인적으로 스마트워치의 단점 중 하나인 배터리 시간이 개선됐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애플워치8에는 저전력 모드가 도입됐다. 저전력 모드를 활성화하면 상시표시형 디스플레이(AOD)나 백그라운드에서 작동되는 기능 등이 비활성화된다. 활동 추적과 수면 추적, 넘어짐 방지 기능 등은 정상 작동한다.
애플은 저전력 모드 사용 시 최대 36시간까지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애플이 실험한 '일반적인 사용환경'보다 사용을 덜 한 탓인지 48시간까지도 가능했다. 수요일 자정 100% 상태에서 저전력 모드를 활성화한 후 48시간 만인 금요일 자정 배터리 상태를 확인했을 때 16%였다. 충전 속도도 빨랐다. 배터리 방전 상태에서 충전을 시작했을 때 완충까지 1시간 정도 걸렸다.
애플워치8은 AOD나 심전도 측정, 혈중 산호 포화도 센서, 수면 관리 등 전작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소소한 기능이 더해졌다. 전작에서 갈아탈 만큼의 혁신은 없지만,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최선의 선택지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