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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전쟁]①첫 포화의 시작은 '천연두'였다

  • 2022.11.09(수) 06:50

인두법서 우두법으로…백신 개발로 박멸
생백신·사백신·톡소이드백신 등 기술 발전
백신 주권 확립 위해 국산개발 중요성 부각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코로나 대유행으로 백신 자급화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됐다. 미국의 화이자와 모더나,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발 빠르게 코로나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서 해당 국가들은 코로나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반면 백신을 보유하지 않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은 백신 수급이 원활치 않았다. 이는 코로나 백신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필수예방접종 백신들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백신 수급 안정화를 위해 국산 백신 개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백신의 역사와 종류, 개발현황 등 백신의 모든 것을 살펴본다. [편집자]

과거부터 세균과 바이러스와의 싸움이 지속됐다. 말라리아, 페스트(흑사병), 콜레라, 천연두(두창) 등 세계 곳곳에서 발병하는 감염병 확산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어 나갔다. 물론 예방을 통해 이에 맞서려는 시도 역시 계속 진행돼 왔다. 

백신의 시초가 된 건 천연두였다. 천연두는 베이올라 메이저와 베이올라 마이너라는 2개 종류의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하는 감염병을 통칭한다. 얼굴과 전신에 발진이 올라오고 전염성이 매우 강해 18세기 이전에는 유럽에서만 매년 40만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최악의 감염병이었다. 

천연두는 한 번 걸리고 나면 다시 감염되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약하게 앓고 지나갈 수 있는 방법들이 고안됐다. 천연두를 예방하기 위한 초기 민간요법은 인두법이었다. 인두법으로는 천연두에 걸리지 않은 비감염자의 피부에 상처를 내서 천연두에 걸린 사람의 고름을 바르거나 코로 흡입하는 방법, 천연두 딱지를 가루로 만들고 물에 갠 다음 솜에 적셔 코에 넣는 방법 등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졌다. 다만 인두법은 바이러스 자체를 그대로 옮기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사망 등의 위험이 컸다. 

그러다 영국의 의학자 에드워드 제너가 지난 1796년 천연두에 걸린 소의 고름 및 딱지를 사람에게 투입해 천연두를 예방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입증하면서 백신 개발의 근간이 됐다. 바로 우두법(종두법)이다. 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된 소의 고름을 이용한다고 해서 소 '우(牛)'에 역질 '두(痘)'를 써 우두법으로 불리며 영어로는 'cowpox'라고 한다. 우두법은 약하게 증상을 앓고 지나가 인두법보다 더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석영에 의해 1880년부터 국내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세계적으로 우두법이 널리 퍼져나갔고 백신 개발법이 발전하면서 천연두는 1977년부터 발병 사례가 보고되지 않으며 완전히 사라진 감염병이 됐다. 

인두법이나 우두법은 살아있는 병원체를 직접 주입하는 생백신이다. 우두법은 인두법보다 안전하게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었지만 모든 감염병에 예방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소의 두창 바이러스가 우연히 사람의 두창 바이러스에도 효과를 보였을 뿐 다른 바이러스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제너의 우두법을 근간으로 계속해서 백신 연구가 이뤄졌다. 프랑스의 생화학자 루이 파스퇴르는 1879년 닭 콜레라 백신을 개발했다. 파스퇴르는 닭 콜레라균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몇 주간 방치된 균을 건강한 닭에 주입했다가 균의 독성이 약해진 것이 원인이라는 점을 밝혀냈다. 

파스퇴르의 닭 콜레라 백신은 병원체의 독성이나 성질을 약하게 만든 약독화 생백신이다. 닭 콜레라 백신 개발에 성공한 파스퇴르는 많은 가축들을 죽게 한 탄저병, 광견병 백신 개발에도 성공하며 백신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이후 병원체를 사멸한 '사백신', 병원체 일부를 이용해 항원은 만드는 '아단위 단백질백신', 병원체가 만들어내는 독소에 대한 면역을 갖도록 한 '톡소이드 백신' 등의 개발로 이어졌다. 현재 가장 흔하게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백신들은 대부분 전통적인 방식의 생백신과 사백신이다. 

생백신은 소량으로 면역 유도가 가능하지만 병원성이 남아있어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접종시 병원체 감염 위험이 있다. 사백신은 이미 병원체가 사멸한 상태여서 감염성이 없지만 많은 양의 항원이 필요하고 여러 번 접종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바이러스, 세균 등 병원체 자체를 이용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생백신과 사백신은 1세대, 병원체 일부를 이용하는 아단위(서브유닛) 백신과 톡소이드 백신, 다당류 백신 및 단백접합 백신 등은 2세대, 체세포를 이용해 항원을 생산할 수 있는 핵산을 전달하는 DNA와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바이러스벡터 백신 등 유전자재조합 백신은 3세대로 분류된다. 일부 질병에서 아단위 백신, 톡소이드 백신, 다당류 백신이 개발됐고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바이러스벡터와 mRAN 백신 개발에 성공하며 3세대 백신 시대를 열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백신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자급화가 가능한 백신이 한정적이다. 코로나 백신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병에 있어 우리나라는 자체 개발에 성공한 백신도 많지 않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직후 선제적으로 백신 개발에 성공한 영국과 미국은 백신 수급이 원활했던 반면, 우리나라는 공급 순위에서 밀려 코로나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국산 백신 개발을 확대하면 수급난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수입보다 가격이 저렴하게 형성돼 건보재정이나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백신 주권 확립에 대한 중요성이 계속해서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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