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차라기엔 크고, 중대형차보다는 내부공간 활용이 부족한… 소형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의 현주소다. 그래서인지 소형 SUV는 좀처럼 소비자에게 선택받지 못했다. 이런 인식을 바꾸고 싶었던걸까. 현대차는 5년 만에 코나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을 내놨다. '디 올 뉴 코나(2세대)'다.
지난 26일 코나 신형을 타봤다.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출발해 파주 해브펀 베이커리카페를 경유해 돌아오는 총 80km 코스. 시승 차량은 가솔린 1.6 터보 모델이다.
이날 마주한 코나는 꽤나 새로웠다. 코나 1세대가 동글동글하고 뭉툭했다면 2세대는 날렵한 느낌이다. 첫인상을 결정한다는 전면부 램프 때문이다. 코나의 모든 모델에는 가늘면서도 매끈한 수평형 LED램프가 적용됐다. 현대차는 이번 변화를 위해 기존 틀을 깨고 전기차 모델을 먼저 디자인했다.
차체는 기존 대비 커졌다. 폭스바겐 티록이나 혼다 HR-V 크기다.
도심 주행이 시작됐다. 스티어링휠과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감은 부드러웠다. 브레이크는 반응이 빨랐다.
자유로에 접어들면서 가속을 시작했다. 엑셀을 꾹 밟으니 한참 앞서가던 차량을 순식간에 따라잡았다. 날렵함이 디자인과 일맥상통한다. 구간마다 제한속도가 바뀌면 최고 주행속도도 조정됐다. 이번에 새롭게 탑재한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기능이다.
곡선 도로 퍼포먼스도 나쁘지 않았다. 오르막길에서는 힘이 좋았다. RPM이 올라가면서 소리가 나긴했지만 신경쓰일 정도는 아니었다.
2시간동안 80km 구간을 주행한 결과 최종 연비는 12.8km/ℓ로 나왔다. 현대차 연구소가 측정한 연비 13km/ℓ와 거의 부합한다.
코나는 내부 디자인도 변화를 줬다. 널찍한 공간감이 돋보인다. 핸들 뒤쪽으로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자리했고, 기어변속기가 있던 자리에는 수납공간을 배치했다. 이 수납공간에는 기존에 없던 'push' 기능이 생겼다. push 버튼을 누르면 컵 홀더가 생긴다. 필요에따라 홀더를 안쪽으로 밀어넣어 수납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2열은 일자형 시트로 탈바꿈했다. 착석해보니 운전석보다도 편안했다. 앉은 키에 따라 불편할 수 있었던 헤드레스트도 모양을 바꿔 보다 편하게 머리를 기댈 수 있었다. 레그룸은 기존보다 60mm 더 길어졌다.
2열 시트는 수평에 가깝게 접힌다. 시트를 접으면 누워도 여유있을 정도의 공간이 나온다. 기존 모델 대비 30% 이상 넓어졌다. 동급 최고 수준(723리터, SAE 기준)이자 중형 SUV와도 비견할만하다. 이 공간을 확보하면서 차박이나 캠핑 등 아웃도어 활용성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국내 소형 SUV 부활 기대
'디 올 뉴 코나'는 △전기차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N라인으로 출시된다. 이달 하순께 내연기관 모델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한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인증이 완료되는대로 인도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모델은 3월 중 상세 정보를 공개하고 2분기 중 출시할 계획이다.
이날 시승한 차량 가격은 3000만원대 초반(개별소비세 3.5% 기준, 세제혜택 적용 후)이다. BOSE 프리미엄 사운드, 파킹어시스트, 와이드 선루프, 빌트인 캠2가 포함됐다.
합리적인 가격대, 미래차를 연상케하는 디자인, 보다 널찍한 실내공간과 톡톡한 주행감. 이번 코나 신차가 침체됐던 국내 소형 SUV 시장을 달굴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