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 LFP 배터리를 탑재하기 시작해서다. LFP 배터리는 NCM 배터리에 비해 성능이 낮은 대신 가격이 저렴하다. LFP 배터리 수요가 늘면서 그동안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주력해왔던 국내 업체들도 LFP 배터리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저렴함' 내세운 LFP 배터리 수요 증가
LFP배터리는 리튬·인산·철을 사용해 양극재를 구성한 배터리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니켈과 코발트를 포함하고 있지 않아 생산 단가가 낮고 화재 위험이 적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NCM 배터리에 비해 주행 거리가 비교적 짧고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LFP 배터리는 구성 광물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조합이 아닌 탓에 주행 거리가 짧다는 단점이 있다"며 "하지만 NCM 배터리 보다 저렴한 광물로만 구성할 수 있어 생산 단가가 낮다는 점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 업체들은 NCM 배터리 생산에 주력해왔다. 전기차 시장 초기엔 완성차 업체들이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집중했기 때문이다. 이에 발맞춰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가격이 비싼 대신 에너지 밀도가 높은 니켈과 코발트를 사용한 배터리 생산에 주력했다.
하지만 최근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양산형 전기차 생산에 나서면서 가격이 저렴한 LFP 배터리를 탑재하기 시작했다. 비교적 저렴한 배터리를 탑재해 전기차의 가격 장벽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면서 "저가형 모델엔 NCM 배터리보다 저렴한 LFP 배터리를 탑재해 전기차 가격을 낮추고, 이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완성차 업체들이 주행거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LFP 배터리 개발을 중단했었지만, 최근 다시 수요가 늘면서 개발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LFP 비중 늘리는 K배터리
완성차 업체들이 LFP 배터리에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LFP 배터리를 비롯한 저가형 배터리 개발에 나섰다.
NCM 배터리를 내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였던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LFP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에 탑재될 LFP 배터리를 중국의 BYD 대신 공급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테슬라는 저가형 전기차인 모델3에 탑재할 LFP 배터리 일부를 BYD로부터 공급받아왔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BYD 배터리에서 화재 사고가 이어지면서 테슬라가 BYD에 추가 공급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BYD의 빈자리는 LG에너지솔루션과 닝더스다이(CATL)가 채울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중국 난징공장의 ESS(에너지저장장치) 생산라인 일부를 LFP 배터리 라인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2일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직접 중국 난징공장을 살펴보기 위해 출장길에 올랐다.
SK온도 최근 저가형 배터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SK온은 오는 15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3'에서 LFP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향후 LFP 배터리와 코발트 프리 배터리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기존 NCM 배터리 코발트를 제외하고 가격을 낮춘 '코발트 프리' 배터리 시제품도 공개한다. 코발트 프리 배터리는 가장 가격이 비싼 코발트 대신 니켈과 망간으로 양극재를 구성한 배터리다. NCM 배터리보다 주행성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가격을 낮췄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기차 시장은 NCM 배터리가 주력이지만 LFP 배터리에 대한 수요도 분명 존재한다"며 "LFP배터리는 국내 배터리 업체가 생산하는데에 장벽도 높지 않아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해서는 눈여겨 볼 시장"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