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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삼성SDI '외형확장'·SK온 '수익확보' 주력한다

  • 2023.03.30(목) 16:25

주주총회로 본 K배터리 올해 전략분석

/그래픽=비즈워치

이달 30일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정기주주총회를 끝으로 올해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주총 시즌이 끝났다.

이번 주총을 통해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올해 외형 확장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직 점프업 단계인 SK온은 수율과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내비췄다.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LFP' 사업 확대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연간 매출을 25~30% 이상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또 시설투자를 지난해보다 50% 이상 확대해 지난해 말 기준 200GWh(기가와트시)였던 생산능력을 올해 말 300GWh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선택한 카드는 원통형 배터리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정기주주총회가 끝난 직후인 24일 오후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에 7조2000억원을 투자해 신규 원통형 배터리와 ESS(에너지저장장치)용 LFP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주주총회에서 "애리조나 배터리 공장에 대한 결정은 조만간 내릴 것"이라고 밝힌 지 반나절도 안된 시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 북미 생산 설비 현황 / 자료=LG에너지솔루션

이 회사는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에 1조7000억원을 들여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지만, 외부환경 악화로 투자비가 급증하자 투자를 보류했었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다시 미국 애리조나 공장 건설을 결정한 이유가 원통형 배터리의 주요 고객사인 테슬라와 논의가 순조롭게 마무리 됐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또 북미 시장에서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ESS시장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도 한몫 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북미 ESS 시장 규모는 2021년 14.1GWh에서 2030년 159.2GWh까지 10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LFP 배터리를 활용해 ESS 시장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LFP배터리는 생산 단가가 저렴하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전력 효율이 떨어져 배터리 크기에 제약이 없는 ESS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권 부회장은 지난 12일 중국으로 출국해 LFP 배터리 사업을 직접 챙기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중국 난징 공장 일부 라인을 ESS용 LFP 배터리 생산 라인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권 부회장은 현지에서 해당 생산라인 전환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 "LFP 준비 중"

LFP배터리에 주목한 건 삼성SDI도 마찬가지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지난 15일 정기주주총회 직후 "LFP도 중요한 플랫폼 중 하나"라며 "향후 사업 다양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LFP 배터리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저가형 배터리 모델로 코발트 프리(Co-Free) 배터리를 개발해왔는데, 제품 다양화를 위해 시장 진출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전기차 업체들이 저가형 모델에 LFP 배터리 탑재를 늘리고 있어서다. 

또 삼성SDI는 미국 GM과의 협력도 검토하고 있다. 최 사장은 "최근 미국 출장에서 GM과 실제 계약 성사는 아니지만 중장기적인 협력을 위해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그동안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에 주력해왔다. 이 탓에 파우치형 전기차 배터리만을 사용하는 GM과 접점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GM이 각형·원통형 배터리까지 사용하겠는 계획을 밝히면서 삼성SDI와도 합작공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열렸다. 

SK온, 수익성 확보에 주력

SK온은 올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다. 이 회사는 비교적 배터리 사업 진출이 늦었던 탓에 생산설비 확충, 수율 확보 등을 위해 지출이 많았다. 때문에 현재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보다 수익성이 낮은 상태다.

SK온 실적 / 그래픽=비즈워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도 SK온의 수율 개선, 수익성 확보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30일 열린 SK이노베이션 정기주주총회에서 "SK온 뿐만 아니라 SK이노베이션 계열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수율, 가동률 및 판가 개선, 그리고 구매 경쟁력 강화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지동섭 SK온 사장도 "올해 SK온의 경영진은 수익성 개선, 자본 효율성 제고, 미래성장 기반 구축이라는 3가지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며 "특히 수익성 개선 핵심 과제를 적극 추진해 수익성 턴어라운드를 가시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온도 수익성과 점유율 확보를 위해 LFP 배터리에 주목했다. 이 회사는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열린 '인터배터리 2023'에서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했다. 보통 LFP 배터리는 저온에서 주행 거리가 50~70%로 급감하는데, SK온의 제품은 70~8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편 자금 안정성 확보를 위해 SK이노베이션과 SK온의 주식교환도 추진한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재무부문장은 정기주주총회에서 "SK온 기업공개(IPO) 시점에 SK이노베이션과 SK온의 주식교환 추진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이 공개매수를 통해 자기주식을 취득하고 그 대가로 SK온의 주식을 교부하는 방식이다. SK이노베이션이 취득한 자기주식은 향후 소각될 예정이다. 

김 부문장은 "주식교환 규모는 유동적이지만 SK이노베이션 시가총액의 10% 수준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2024, 2025사업연도 배당 가이드라인으로는 최소 주당 2000원 수준의 현금배당안을 우선순위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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