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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3사, ‘통 큰 투자’ 가속 페달 밟는다

  • 2023.05.30(화) 07:30

1Q 연구개발비 6195억·시설투자비 4.5조
기술경쟁·시장패권 대비 투자 광폭 행보

/그래픽=비즈워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연구개발과 시설 관련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첨단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각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들 3사는 당기 연구개발 비용으로만 총 6195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같은 기간 공장 신·증설 등 시설과 관련해선 총 4조5724억원의 비용이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5%, 177.6% 급증한 규모다. 

업계의 적극적 투자는 연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배터리 업황이 더욱 상승세를 타면서 회사채 발행과 투자업계 펀딩이 잇따라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 대한 관심이 경기 둔화 및 고금리에 대한 우려를 누르는 모양새다.

배터리 3사 1분기 투자비용 현황./그래픽=비즈워치

LG엔솔, 회사채 발행으로 미래 투자 실탄 마련

LG에너지솔루션 1분기 투자비용 현황./그래픽=비즈워치

올해 1분기 LG에너지솔루션은 연구개발에 2262억원을 썼다. 전년 동기 대비 23.3% 늘었다. 배터리 생산라인 신·증설에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수준인 1조8104억원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2026년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를 시작으로 2027년 리튬황 배터리, 2028년 고용량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 2030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북미 생산량도 끌어올린다. 글로벌 배터리 기업 가운데 북미 지역에 가장 많은 공장을 건설·운영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적절한 투자를 기반으로 미국 내 생산능력을 지난해 말 15GWh(기가와트시)에서 2025년 250GWh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제너럴모터스(GM) 1·2·3 공장(140GWh), 혼다 합작공장(40GWh), 미시간 단독공장(26GWh), 애리조나 단독공장(43GWh) 등을 포함해 총 250GWh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미국 애리조나에 전기차용 원통형 생산 거점을 확충하고 신성장 동력으로 리튬인산철(LFP), 에너지저장장치(ESS) 제품 등을 양산할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를 위한 실탄 마련에도 분주하다. 2년물·3년물·5년물 등 약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오는 6월22일 회사채 수요예측을 거쳐 같은 달 29일 최대 1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마련된 재원으로 보다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이번 회사채 발행이 흥행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1분기 매출 8조7471억원, 영업이익 633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1.4%, 144.6% 오른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삼성SDI ‘연구에 좀더 집중’

삼성SDI 1분기 투자비용 현황./그래픽=비즈워치

삼성SDI(에너지솔루션 부문 기준)는 올 1분기 연구개발에 전년 동기 대비 19.6% 증가한 3088억원을 투입했다. 3사 가운데 연구개발비용 규모가 가장 컸다. 매출서 연구개발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5.8%로, LG에너지솔루션 2.6%와 SK온 2.5% 대비 2배 가량 높았다.

반면 시설 투자에선 경쟁사 대비 보수적인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삼성SDI는 배터리 신·증설에 지난해 동기 대비 7.2% 증가한 6034억원을 투자했다. 투자규모 및 투자비용 증가률 모두 3사 가운데 작았다.

이에 대해 삼성SDI 관계자는 “타사 대비 합작공장이 적어 시설 투자비용 규모 및 증가율 역시 보수적으로 나타났을 것”이라며 “연구개발에 적극 투자해 기술 선진화를 먼저 이루는 것이 목표고, 수주에는 신중하게 접근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적극적 연구개발을 통해 올해 1분기 △차세대 고에너지밀도 달성 고용량 양·음극 소재 개발 및 전극 설계 기술 개발 △컨테이너 에너지밀도 향상 및 고객 요구 장수명 성능 확보 등 기술을 확보하며 성능을 끌어올렸다. 

치고 올라온 SK온 ‘선제적 투자 빛 본다’

SK온 1분기 투자비용 현황./그래픽=비즈워치

SK온은 올해 1분기 3사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흑자전환 이전이지만 규모의 경제에서 밀릴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SK온이 이번 1분기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 2분기부터 중국 리오프닝 본격화 및 배터리 수율 향상 효과가 나타나 수익성 개선에 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만큼 선제적 투자 효과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SK온은 올해 1분기 연구개발 비용으로 845억원, 생산라인 신·증설 비용으로는 2조1586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7.5%, 1131.4% 급증한 수치다. 타사 대비 연구 투자비용 규모는 적었으나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시설 투자에선 규모·증가율 모두 가장 컸다.

SK온 역시 미국 내 생산 시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SK온은 포드와 미국 켄터키주 및 테네시주에 배터리 생산 기지 3곳을 구축 중이며, 2025년 하반기 가동 목표로 현대차그룹과 함께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SK온이 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었던 배경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자금조달에 꾸준히 나서왔기 때문으로 읽힌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확보한 자금만 해도 10조원이 넘는다. 최근엔 신규 장기 재무적 투자자 유치 계약에도 성공해 최대 1조2000억원 투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SK온은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사업 중심의 글로벌 확장 투자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2022년 88GWh인 연간 생산능력을 2025년 최소 220GWh로 늘린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한 올해 투자 계획만 10조원에 달한다. 2025년까지는 설비투자에 총 30조원을 투자해 외형성장 및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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