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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캐나다 투자에 갑자기 관심인 이유

  • 2023.05.31(수) 07:30

포스코퓨처엠·LG엔솔, 캐나다에 공장 건설
캐나다, IRA 요건 충족…정부 적극 지원도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배터리 업계가 캐나다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Inflation Reduction Act) 혜택을 받기 위해선 북미 지역에 생산 설비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미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한 국가인 데다, 배터리 셀과 소재 제작에 필요한 천연자원이 풍부하다. 여기에 캐나다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 노력까지 더해져 국내 배터리 업계가 캐나다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캐나다 지원 업은 K배터리

캐나다 연방과 퀘벡 주 정부는 29일(현지시간) 포스코퓨처엠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양극재 합작사 얼티엄캠의 양극재 공장 건설 프로젝트에 대규모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 얼티엄캠은 총 6억3300만달러(약 7900억원)를 투자해 오는 2025년 3월 양산을 목표로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아에 연간 3만t(톤) 생산 규모의 양극재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차치규 얼티엄캠 대표가 29일(현지시간) 캐나다 연방과 퀘벡주 정부의 투자지원 발표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포스코퓨처엠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정확한 지원 규모는 캐나다와의 협의 내용에 따라 공개할 순 없지만 투자 재원의 상당 금액을 정부 지원으로 조달하게 됐다"며 "2024년 하반기 준공 목표인 양극재 생산공장을 안정적으로 건설, 북미 자동차 시장 공략을 위한 배터리 핵심소재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캐나다 내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과정에서 캐나다 정부의 지원을 받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시에 40억달러(약 5조3000억원)를 투자해 연산 4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다만 현재 공장 건설은 중단된 상태다. 캐나다 연방정부가 세액공제와 보조금 등 지원하기로 약속한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총리는 캐나다 연방정부에 LG에너지솔루션·스텔란티스와 협상을 통해 공사가 다시 진행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업계에서는 캐나다 정부가 다른 업체에 비해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에게 상대적으로 적은 보조금을 약속하자 갈등이 생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앞서 독일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은 온타리오주 세인트토머스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립하며 최대 130억캐나다달러(약 12조8000억원)에 달하는 세액공제와 7억캐나다달러(약 6900억원) 자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연방정부는 LG에너지솔루션·스텔란티스 측과 대화하고 있다며 갈등을 봉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재무장관은 "두 회사와 합의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도 "그러나 연방정부의 재원이 무한하지는 않다"고 전했다.

캐나다로 모이는 이유

배터리 업계는 IRA 혜택을 받기 위해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IRA에 따르면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사용해 최대 3750달러(약 497만원)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핵심광물 비율은 오는 2027년 80%까지 순차적으로 오른다.

/그래픽=비즈워치

셀과 모듈, 양극재·음극재 등 배터리 주요 부품도 북미 지역에서 조립하는 것이 유리하다. IRA 내 첨단부품 생산 세액 공제(AMPC·Advanced Manufacturing Production Credit)에 따르면 배터리 업체는 미국 영토에서 셀을 조립해야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캐나다는 세계 2위의 천연자원 공급국인 데다 리튬·니켈·코발트 등 이차전지 생산의 핵심 원료를 풍부하게 생산하는 자원 부국이다. 또 미국과도 자유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을 체결한 상태라 IRA 내 핵심광물 요건을 충족한다. 여기에 캐나다 정부도 배터리 업체들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세액공제, 투자 지원금 등 여러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배터리 업계가 캐나다에 주목하는 이유다. 

정부 차원에서도 캐나다와 협력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7일 캐나다 혁신과학경제개발부·천연자원부와 '핵심 광물 공급망·청정 에너지 전환·에너지 안보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는 공급망 안정을 위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양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니켈·코발트·망간(NCM)이 들어가는 삼원계 배터리가 주력이다. 캐나다는 세계 5위의 니켈 생산국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캐나다에서 니켈을 수급해 배터리 소재와 셀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겠다는 구상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IRA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선 북미 지역에 생산 공장을 건설해야 한다"며 "미국이나 캐나다 등 북미 여러 지역 주 정부들의 지원책을 살펴 보고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지역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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