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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셀트리온, 국민연금 반대했어도 모두 통과

  • 2023.03.31(금) 13:43

국민연금, 제약바이오 5개사 주총서 의결권 행사
이사보수한도·사내이사 선임 등 일부 안건 반대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이 올해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셀트리온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일부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다만 국민연금이 반대한 안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31일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동아쏘시오홀딩스, 대웅제약, 셀트리온, 유한양행,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5곳의 제약바이오 기업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 가운데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셀트리온의 일부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셀트리온 지분을 각각 13.26%, 7.6% 보유 중이다.

우선 국민연금은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안건에 반대했다. 사외이사 4명을 포함해 총 7명의 이사의 보수총액 또는 최고한도액을 20억원으로 책정하는 안건이다. 이는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이다.

국민연금 측은 "보수한도 수준이 보수 금액에 비춰 과다하거나, 보수한도 수준 및 보수금액이 경영성과 등에 비춰 과다한 경우에 해당해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해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주주총회에서도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에 대해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국민연금의 반대 행사는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지난해 실적이 전년보다 나빠진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은 1조149억원으로 전년보다 15.1%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379억원으로 62.6% 줄었다. 2021년 지분법으로 반영되던 에스티젠바이오가 지난해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된 영향이 작용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에스티젠바이오는 동아쏘시오홀딩스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DMO) 계열사다. 지난해 매출 279억원, 영업손실 15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 역시 169억원을 내면서 자회사 중 가장 저조한 실적을 냈다.

국민연금 제약바이오 기업 정기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내역. /그래픽=비즈워치

국민연금은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과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안건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서 회장의 선임 반대 배경과 관련해서 국민연금은 "기업가치의 훼손 및 주주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는 자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에 대해서는 "보수한도 수준과 보수금액이 경영성과 등에 비춰볼 때 과다하다"며 반대했다.

서 회장이 사내이사 회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셀트리온이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과징금 처분을 받았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셀트리온그룹의 회계처리기준 위반 혐의에 대해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해 셀트리온 60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0억4000만원, 셀트리온제약 9억9210만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셀트리온의 한국ESG기준원(KCGS) ESG 통합 등급이 전년도 B+에서 B로 떨어졌다.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의 경우 부진한 경영 성과와 주가 흐름 때문으로 보인다. 30일 종가 기준 셀트리온 주가는 14만8600원으로, 2년여전 고점 대비 60% 이상 빠진 상황이다. 또 회사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영엽이익은6472억원으로 전년보다 13%가량 감소했다. 실제 28일 열린 셀트리온 주주총회에서 일부 주주가 "지난해 4분기 수익성이 대폭 떨어졌는데 임직원에 지급된 성과급이 과도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셀트리온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반대한 안건들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영향력을 발휘할 만큼 크지 않은 데다 반대 의견이 주주의 공감을 얻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이후 적극적으로 의결권 행사에 나서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오너 지분율 높은 제약 업계에서는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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