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만원 내렸습니다"
르노코리아자동차가 하반기 '가격 인하' 전략을 공개했다. 가격 인상을 단행한 타 업체들과 대비된다. 가성비 타이틀을 내걸고 볼륨모델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구상인데, 향후 1년여간 신차 계획이 부재한 터라 전략적인 작전으로 해석된다.
르노코리아는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QM6, XM3 등의 하반기 판매가격을 공개했다. 올해로 누적 10만대 판매고를 기록한 QM6는 트림(퀘스트·Le·Re)에 따라 2495만~3170만원으로 책정됐다. 기존 대비 91만~195만원 끌어내린 규모다. XM3 중 가장 인기 모델인 1.6GTe 인스파이어 판매가는 2600만원대로 결정됐다.
QM6는 가격 하향 조정으로 국내 중형 SUV 중 가장 가성비 있는 모델에 속하게 됐다. 타사 소형 SUV 가격보다도 저렴하다.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은 "고객들이 잘 쓰지 않는 사양들은 과감히 빼고 강화할 부분은 강화하는 등의 재포지셔닝을 통해 가격을 인하했다"며 "가성비로 타사와 맞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성비 전략 끝나면 오로라 신차 출격
르노코리아는 이번에 가격 인하 카드를 꺼내 들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올 하반기 내놓을 신차가 부재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통상 완성차업체는 신차를 출시하고 기존모델을 개선하면서 가격을 올리는데, 르노코리아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신차 출시 계획이 없다.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량에서 나홀로 역성장한 것도 한 몫 했던 것으로 보인다.
르노코리아는 대신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현재 신차 개발에 몰두 중이다. 사명 변경 후 처음 착수한 프로젝트인 만큼 예정대로 진행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공개 예정인 신차는 중국 길리자동차와 합작 개발하는 친환경 하이브리드차다. 일명 '프로젝트 오로라(여명)'다.
부진했던 지난 몇 년이 깜깜한 밤이라면 이제는 신차 개발로 동트기 직전 단계까지 왔다는 해석이다. 오로라의 첫 번째 차량은 준대형 SUV일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스테판 사장은 "공간감과 인포테인먼트, 디자인에서 차별화하려고 한다"면서 "다음달이면 프로토타입 차량이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차 가격은 르노코리아 차량 중 가장 고가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신차가 나오는 2024~2025년을 르노코리아가 재도약할 시기로 점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브랜드 이미지가 환기되는 때는 신차가 나오는 시기"라며 "오랜만에 신차를 공개하는 브랜드일수록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르노코리아 신차 출시는 내년이 시작이다. 2026년께 전기차 개발에 착수, 부산공장에서 생산해 시장에 내놓을 구상이다. 그 사이 전기차 핵심인 배터리 공급사도 선정할 예정이다. 르노코리아는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및 해외 유수의 배터리 제조사들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