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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 침체에 동맹 재편까지…고민 커지는 HMM

  • 2024.03.27(수) 06:50

해운 운임 지수 6주째 하락세…수요 정체 속 공급 늘어
글로벌동맹 재편 타격…"사업 다각화 등 생존 전략 필요"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해운 업계가 다시 침체기에 빠졌다. 선적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점차 증가하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글로벌 해운 동맹이 재편하면서 국내 대표 해운사인 HMM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HMM이 중장기적으로 사업 다각화 등 생존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그래픽=비즈워치.

코로나 특수 지나니 침체기…동맹 재편 악재

27일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지수(SCFI)는 1732.57을 기록하며 6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코로나 특수가 한창이던 지난 2022년 1월에 비해 무려 66% 하락한 수치다.

앞서 해운 업계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바닷길과 항만이 모두 막히면서 주요 항만에서 병목 현상이 발생하던 시기에 운임이 상승하면서 호황을 맞은 바 있다. SCFI는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지난 2022년 1월에는 5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런 영향으로 국내 대표 해운사인 HMM 역시 2022년 약 10조원의 영업이익을 벌었다.

당시 해운 업체들은 호황으로 배가 모자라 다수의 선박을 발주한 바 있다. HMM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최근 병목 현상이 해소한 데다가 경기 침체가 지속하면서 수요가 정체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아지면서 결국 운임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해운 동맹이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는 점도 HMM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앞서 세계 최대 해운 동맹인 2M(MSC, 머스크)은 내년 해체를 공식화했다. 이중 MSC는 독자 노선을 택했고, 머스크의 경우 하팍로이드와 새롭게 '제미니 협력'을 맺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팍로이드는 HMM이 속한 디 얼라이언스 소속이다. 또 다른 동맹인 오션 얼라이언스의 경우 기한을 5년 더 연장했다.

현재 해운동맹은 크게 3개로, 2M과 오션(CMA CGM, 코스코, 에버그린), 디 얼라이언스(하팍로이드, ONE, HMM, 양밍)가 있다.

HMM은 이런 환경 변화 속에서도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HMM 관계자는 "디 얼라이언스 회원사 내부에서 협의를 진행 중이며 답을 쉽게 내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HMM 제공.

'파멸적 경쟁' 우려…사업 다각화 등 생존 전략 필요

앞으로 글로벌 해운 시장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파멸적 경쟁'이 재현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파멸적 경쟁이란 머스크가 지난 2014년 1만8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투입해 규모의 경제를 추진하면서 언급됐던 용어다. 당시 운송 원가가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선사는 파산위험에 내몰린 바 있다. 우리나라의 한진해운이 첫 희생양으로 꼽힌다.

HMM은 갈수록 어려운 환경에 내몰릴 거라는 전망이 많다. 무엇보다 글로벌 해운사들에 비해 규모가 턱없이 작다는 점이 부담으로 지적된다. 예를 들어 올해 1월 기준 MSC 보유 선복량은 560만8197TEU인데, HMM은 78만3732TEU에 불과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HMM보다 한 단계 상위에 올라 있는 대만 선사 에버그린과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에버그린은 164만4883TEU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HMM이 당장 글로벌 해운 동맹 재편에 대한 대책 마련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사업 다각화 등의 생존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실제 머스크의 사례를 보면 지난 1986년부터 2016년까지 해운, 항공, 내륙 운송, 에너지 등 글로벌 물류 회사로의 탈바꿈을 추진한 바 있다. 또 호황기에 대형 선박을 많이 발주하면서 원가 절감도 이뤘다. 그 결과 머스크는 몸집을 더욱 불리면서 업계에서 영향력이 더 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이 해운만을 가지고 MSC나 제미니 협력과 경쟁을 할 경우 극단적으로는 제2의 한진해운 파산 사태까지 우려된다"며 "초대형 선박을 많이 발주하는 것도 좋지만, 머스크 등을 벤치마킹 해 수익 다각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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