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해상 공급망 안정화 포럼'이 첫 발을 내디뎠다. 이번 포럼은 민·관·산·학·군이 결집해 만든 포럼이다. 해상 공급망 안정화에 대한 입법·정책·산업 전반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헌승 의원(국민의힘), 이철규 의원(국민의힘)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국회 해상공급망 안정화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는 조승환 의원(국민의힘), 천하람 의원(개혁신당)이 참여했다. 아울러 정책토론회에선 군의 해상 운송로 방어와 지난달 시행한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공급망 기본법)의 조속한 정착을 촉구했다.
이헌승 의원은 이번 포럼에서 "지난해 11월부터 발생한 후티 반군의 상선 공격으로 많은 국내 선박들이 홍해로 운항하지 못하고 희망봉을 우회하고 있다"며 "그 여파로 선박 공급이 급감해 우리 수출 기업들의 상품 수출이 아직까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양산업의 각 영역이 긴밀히 협력해야 하며, 해양안보를 위해 대양 해군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된 만큼 해군력 증강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철규 의원도 "우리나라 GDP의 70%가 수출에서 나오고, 수출입의 99%는 바다를 통해서 이뤄지는 상황에서 물류대란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해군 관계자들과 함께 해군 산업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윤희 해양산업총연합회장(전 합참의장)과 유창근 전(前) HMM 사장이 군과 산업의 측면에서 대응책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현재 해상수송로를 지키기 위해 미국, 유럽연합(EU) 등이 주관하는 3개의 연합함대에 20여 개 나라, 30여 척의 함정이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대(對) 해적 연합함대에 청해부대 1척 참여가 전부"라며 "세계 10대 경제 대국인 우리나라의 위상을 고려했을 시 1척으로는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또 "연안해군에서 벗어나 대양 해군으로써 국가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강한 해군이 필요하다"면서 "정책적 투자를 늘려 해군이 창출할 수 있는 국가이익 증대시키는 선순환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 전 사장은 "국내 해운 업체들은 현재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는 대신 선박을 2~3척 더 추가 투입해 남아프리카 우회항로를 택하는 상황"이라며 "이 우회로 말미암아 약 20%의 추가 선복이 투입됐고, 이에 따라 컨테이너 박스의 수요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유 전 사장이 언급한 추가 선박과 박스의 투입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고 있다. 홍해 사태 등으로 투입 선대가 부족했던 선사들은 주간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유럽·극동향 선박을 싱가포르에서 회항시켰다. 극동향 화물은 싱가포르항에 하역했다. 그 결과, 싱가포르 등 주변 주요 항만의 적체가 시작됐다. 현재는 선박 체선(정해진 기간 내에 화물을 선적하거나 하역하지 못해 생기는 손실)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체선 현상이 지속돼 주요 항로인 미국 서안과 동안, 극동 북유럽 운임이 작년에 비해 3~4배 상승했다"며 "컨테이너와 항만 인력 부족은 운임 상승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바다최고위과정 주임교수는 "공급망 기본법의 조속한 안착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경제안보 서비스의 안정적 제공을 위한 지원(제26조)과 공급망 안정화 기금 설치 및 재원의 관리 등(제 38조 이하) 국회가 마련한 법률안에 대한 세부적 시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화두로 떠오른 컨테이너 부족 현상의 경우 공급망 기본법 제23조에서 정한 국내외 생산 기반 지원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부족분을 빠르게 채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