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홀딩스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지주사 출범 이후 3개 분기 연속 외형 성장엔 성공했으나, 수익성은 악화됐다.
OCI홀딩스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9499억원을 냈다고 5일 밝혔다. 전 분기 대비 9.8% 증가한 규모다. 자회사 OCI의 실적이 이번 분기에 온전히 반영되며, 1910억원 가량 매출이 대폭 늘어났다.
앞서 OCI홀딩스는 지난 1월말 OCI에 대한 현물출자를 완료했다. 지분율이 33.25%에서 44.78%로 늘면서 OCI는 OCI홀딩스의 관계기업서 종속기업으로 지위가 변동됐다. 다만 지난 1분기엔 OCI 편입이 마무리되지 않아 일부 실적만 반영됐었다.
반면 수익성 개선을 꾀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89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9.9% 감소했다. 미국 내 태양광 모듈 사업이 부진한 탓이다.
최근 중국계 태양광 업체의 공급과잉으로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등 밸류체인 가격은 지속 하락하고 있다. 이에 미국 정부는 동남아산 우회에 대한 반덤핑·상계관세 조사를 오는 11월까지 단계적으로 진행키로 했고, 글로벌 태양광 산업 전반이 일시적 수요 정체를 겪고 있다.
당기순이익도 228억원으로 88.1% 줄었다. 지난 1분기 OCI 편입에 따른 염가매수차익 및 외화 환산 이익 등 일회성 요인 영향이 컸다. 또 말레이시아 법인 OCIM의 이연법인세 자산 감소에 따라 법인세 412억원이 발생, 수익성에 일시적 타격을 줬다.
한편 OCI홀딩스는 지난해 2분기 실적에 중단 영업 손익인 4월을 제외한 5·6월 두 달간 수치만 반영된 만큼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을 적용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5월 인적분할로 지주사와 신설법인 OCI로 분리된 데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전년 동기와 단순 비교했을 때 매출은 59.8% 증가, 영업이익은 32.1%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르면 4분기부터 태양광 반등"
이날 OCI홀딩스는 3분기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전략적·선제적 대응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서진석 OCI홀딩스 사장은 "고객사의 수주량 감소를 대비해 내년에 예정됐던 OCIM의 법적 정비를 오는 9월부터 12월까지 선제적으로 실시할 것"이라며 "오는 2027년까지 계획된 폴리실리콘의 생산설비 증설에 맞춰 동남아 4개국 이외에 인도네시아, 라오스 등 신규 지역의 고객사를 확보해 매출 성장 및 수익성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폴리실리콘 관련 하반기 주문량이 일시적으로 줄어들겠지만, 올해 4분기 또는 늦어도 내년께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구매가 재개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전망이다.
태양광 시장이 지속 성장함에 따라 미국 내 남아있는 셀 모듈 재고가 하반기 중 소진될 것이란 관측도 내놨다. 마켓리서치회사 BNEF는 올해 글로벌 태양광 설치량을 전년 대비 32% 성장한 585GW(기가와트)로, 미국은 전년 대비 19% 성장한 44GW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높은 전력 수요로 지속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OCI홀딩스는 일시적 공급과잉이 해소되는 하반기 이후 OCIM이 공급하는 폴리실리콘의 프리미엄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맥락서 "OCIM의 태양광 설비 증설 계획은 변동 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주주환원 적극 나선다
아울러 OCI홀딩스는 이날 기존 계획된 1차 4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외에도 2차 2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올해 안에 조기 매입키로 했다. 1조7000억원 상당의 현금 보유력을 바탕으로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올초 OCI홀딩스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오는 2026년까지 발행주식 총수의 5%(약 1000억원)에 대한 자사주 매입·소각을 시행하기로 한 바 있다.
이로써 OCI홀딩스의 올해 총 주주환원액 규모는 배당금 650억원을 포함, 약 1200억원(배당금 650억원·1차 400억원·2차 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 사장은 "당사는 견조한 재무 펀더멘털에도 불구하고 현재 PBR(주가순자산비율) 0.4배로 저평가되어 있는 상황"이라며 "신재생에너지·첨단소재·제약 및 바이오 등 사업 포트폴리오별 경쟁력을 강화하고, 반도체·이차전지 소재 등 고부가가치 첨단소재에 대한 혁신 투자로 수익성을 확대하는 등 회사의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