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삼성SDI 영업이익이 70% 이상 급감했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등 여파로 전지 사업부문 수익성이 크게 하락한 탓이다.
삼성SDI는 연결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으로 1299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72.1% 감소한 수준이다. 해당 영업이익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생산세액공제(AMPC) 103억원이 포함됐다.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1196억원이다.
같은 기간 매출과 순이익은 3조9356억원, 2304억원으로 파악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29.8%, 63.0% 줄어든 규모다.
전지 부문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전사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쳤다. 이 기간 전지사업부 영업이익은 635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85%가량 줄어든 수치다. △전기차용 판매 감소에 따른 원형 배터리 가동률 하락 △소형 배터리 수요 둔화 등 영향이 주효했다.
"울산에 ESS용 LFP 마더라인 구축"
이날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삼성SDI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중심으로 실적 반등을 노린다"는 전략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최근 삼성SDI는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을 마치고 울산 사업장에 마더 라인 구축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향후 미국 진출도 노린다는 복안이다.
미주 내 전력용 SBB(삼성배터리박스) 제품 판매의 고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 내 전력용 SBB 및 무정전 전원장치(UPS) 고출력 배터리 판매도 증가, 결국 ESS가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다.
손미카엘 삼성SDI 부사장은 "당사는 ESS사업 성장성 확대를 예상함에 따라 LFP 배터리 도입을 준비 중이며 현재 제품 설비·컨셉 등을 확정해 지난달부터 울산에 마더라인을 구축했다"며 "2026년부터 양산이 목표"라고 밝혔다.
손 부사장은 "마더 라인 검증과 초기 양산을 마친 후, 지속적인 시장 확대와 LFP 배터리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미국에 현지 거점 마련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친환경 발전 확대에 따라 ESS 수요 증가도 장기적 트렌드로 꼽힌다. 이에 오는 2030년 미국 내 AI 전력 수요는 현재 대비 6배 늘어난 97테라와트로 관측된다.
손 부사장은 "당사는 에너지밀도와 안전성을 높인 전력용 솔루션을 출시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미국 3대 메이저 전력 회사와 장기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내년 공급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텔란티스 합작공장 12월 가동…내년 AMPC 본격화"
이날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JV) 스타플러스에너지(SPE) 가동 시기를 앞당길 계획도 밝혔다. 올해 12월 첫 번째 라인을 가동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AMPC 수혜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손 부사장은 "올해 12월 첫 라인을 가동해 P6 기반의 셀과 모듈을 공급할 예정"이라며 "나머지 3개 라인은 내년 1분기부터 매 분기 순차적으로 가동, 연산 33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캐파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 4분기는 생산 초기로 수해 금액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엔 스텔란티스의 다양한 신차 출시 등 적극적인 전기차 전략을 기반으로 모든 라인을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에 따른 의미 있는 AMPC가 기대되고 해당 자금은 JV의 운영 자금 및 향후 시설 투자에 사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미국 내 추가 공장을 설립할 계획도 시사했다. 손 부사장은 "스텔란티스와 GM 이외 또다른 완성차 기업과 미국 내 JV 혹은 단독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라며 "자동차 전지외에도 ESS 등 회사 중장기 성장 전략을 고려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는 편광필름 사업 양도 결정에 따라 3분기 실적부터 해당 손익을 중단영업손익으로 별도 분리했다. 지난 9월10일 편광필름 사업 양도를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편광필름 사업을 포함할 경우 3분기 매출은 4조2520억원, 영업이익은 1413억원으로 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