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기업용데이터저장장치인 eSSD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eSSD는 AI(인공지능) 발전에 따라 수요가 늘고 있다.
13일 SK하이닉스 자회사 솔리다임이 122TB(테라바이트)가 구현된 QLC(쿼드레벨셀) 기반 eSSD를 내년 1분기부터 양산한다고 밝혔다. 업계 최고 용량 eSSD를 통해 급성장하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최대 용량 eSSD 출시
이날 솔리다임이 선보인 122TB QLC eSSD 'D5-P5336'은 현재 글로벌 고객사의 인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증이 마무리되면 내년 1분기부터 제품 공급을 시작한다.
낸드는 데이터 저장 방식에 따라 △SLC(싱글레벨셀) △MLC(멀티레벨셀) △TLC(트리플레벨셀) △QLC 방식으로 나뉜다. SLC는 하나의 데이터가 하나의 셀에 저장되는 방식이며, QLC는 하나의 셀에 네 개의 데이터가 저장되는 것을 말한다. QLC는 SLC 대비 4배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 고용량을 구현하고, 생산원가 효율성도 높다. 최근 eSSD 시장에서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QLC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솔리다임이 이번에 선보이는 D5-P5336은 기존 최대 용량이었던 61.44TB 제품보다 용량이 2배 커진 제품이다. 세계 최초로 5년간 무제한 임의 쓰기가 가능한 내구성을 갖춰 데이터 집약적인 AI 작업에 최적화됐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자체 테스트 결과, 고객이 이 제품으로 NAS(네트워크결합스토리지)를 구축하면 기존 방식 대비 저장장치 탑재 공간은 4분의 1로 줄고 전력 소비는 최대 84%까지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솔리다임은 122TB eSSD가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글로벌 고객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트래비스 비질 델 테크놀로지스 제품관리부문 선임부사장은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은 데이터센터의 전력과 공간 효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며 "솔리다임의 eSSD는 에너지 효율과 데이터센터의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낸드 성장 책임진다
이번 신제품을 통해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이 AI 데이터센터용 낸드 솔루션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eSSD는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3분기에는 SK하이닉스의 낸드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최근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 김우현 SK하이닉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3분기 낸드는 수요 강세가 지속된 eSSD 제품 중심과 실수요 위주의 판매 대응으로 출하량은 감소했으나, ASP의 상승이 판매량의 감소를 거의 상쇄했다"며 "수익성이 높은 eSSD의 매출 비중이 60%를 넘어선 것도 수익성 개선에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레그 맷슨 솔리다임 전략기획 및 마케팅 담당 선임부사장은 "AI 활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데이터센터 설계자들은 에너지와 공간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신제품은 고객들의 이러한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선제적으로 해결해주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 세계 eSSD 매출은 올 1분기 37억5795만달러(약 5조원)에서 3분기 68억8608만달러(약 9조5000억원)로 성장했다. 오는 2027년엔 300억달러 수준까지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