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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항공 넘보는 대명소노…항공업 야망 시험대 올랐다

  • 2025.01.23(목) 11:40

경영권 다툼 폭풍속으로…3월 주총서 판가름
예림당 물밑 방어전 치열…우군 확보 주목
숙박업 시너지 vs 안전 우려 엇갈린 시선도

그래픽=비즈워치

티웨이항공이 올해 주총시즌 최대 관심 기업 중 하나로 떠올랐다.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두고 최대주주 예림당과 2대 주주 대명소노그룹 간의 치열한 분쟁이 본격화되면서다.

대명소노그룹은 기존 경영진 교체와 유상증자를 요구하며 정면으로 경영권 도전에 나섰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리조트·호텔 사업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긍정적 시각과 동시에 항공업과 무관한 기업의 무리한 확장이 항공사의 안전과 운영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오는 3월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2대주주의 반란이 통할지, 아니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경영권 위협' 예림당, 방어 전략은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명소노그룹의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은 전날 티웨이항공에 경영 개선을 촉구하며 신규 이사 선임을 포함한 주주 제안을 제출했다. 이사 후보로는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을 포함한 9명이 추천됐다. 이들은 3월 임기가 종료되는 티웨이항공 현직 이사 4명의 자리를 포함해 5명을 추가로 선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들의 계획안대로 실행 티웨이항공 이사회는 기존 7명에서 12명으로 확대되며 구성도 대명소노 측 9명, 예림당 측 3명으로 재편된다.

또 대명소노는 티웨이항공에 주주명부 열람을 청구하며 우호 지분 확보에도 나섰다. 이는 3월 있을 주총에서 표 대결을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티웨이항공 지분구조./그래픽=비즈워치

현재 티웨이항공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예림당과 티웨이홀딩스가 합산 29.74%로 최대주주로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계열사 대명소노시즌과 소노인터내셔널을 통해 티웨이항공 지분 26.77%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들의 지분 격차는 3%포인트에 불과하다. 

2대주주가 건 정면승부에 예림당 측도 경영권 사수를 위한 물밑 방어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력한 방안으로는 재계나 사모펀드 등을 백기사로 동원하거나 직원들을 설득해 우리사주조합(2.91%)을 우군으로 확보하는 방법 등이 있다.

예림당의 경영권 사수 의지는 단호하다. 나성훈 예림당 부회장은 지난해 3월 티웨이항공 이사회에 합류하며 본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티웨이항공 경영의 끈을 잡은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만큼 쉽게 물러설 의사가 없다는 것이 내부 전언이다.

적대적 M&A 시동…'진짜' 속내 드러냈다

국내 리조트 사업자 1위인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경영권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명소노는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티웨이항공 지분을 전량 매입하며 주요주주로 올라섰다.

지분 매입 당시 대명소노는 주식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공시하며 이사회 구성과 회사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2대주주로 등극한 이후에도 경영권 인수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으며 말을 아껴왔다.

그러나 해가 바뀌자 대명소노는 경영권 인수를 위한 본격적인 발톱을 드러냈다. 이달 초 항공사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며 이사회 장악을 위한 계획을 구체화했다.

TF를 꾸린 시점도 절묘하다. 오는 3월이면 티웨이항공 이사회 의장인 정홍근 대표와 김형이 경영본부장 등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인 김성훈, 최성용 등 총 4명이 임기가 만료된다. 이사회 구성이 변동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마침내 진짜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리조트 왕국, 하늘길 접수 성공할까

대명소노는 2대주주로 보유 지분을 가진 또 다른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도 확보해 두 항공사의 합병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중·단·장거리 노선을 모두 아우르는 새로운 항공사를 탄생시켜 본업인 숙박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항공과 호텔·리조트 사업을 연결하면 더 많은 이용자를 한 번에 확보할 수 있어서다.

청사진은 좋다. 문제는 대명소노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3위 항공사인 티웨이항공을 성공적으로 경영할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다. 

항공산업은 서비스업으로 보기도 하지만 운송업 범주에 속한다. 특히 사람을 싣고 나르기 때문에 안전은 타협 불가한 핵심으로 여겨진다.

업계에서는 2000년대 후반 LCC의 난립과 함께 비(非)항공 기업들의 항공업 진출이 늘어나면서 안전 문제가 심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승객 수송과 이익 극대화에 경영 초점이 맞춰지면서 필수적인 안전 관리가 뒷전으로 밀려난 결과다. 이 때문에 단기 이익에 몰두하며 빠른 엑시트를 노리는 사모펀드나 항공운송 경험이 전무한 기업들이 항공업에 뛰어들 때마다 ‘안전 우려’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 실정이다.

업계의 우려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항공업과 무관한 기업의 항공업 진출은 안전 관리와 재정 안정성에서 심각한 취약점을 노출해왔다. 국내에서는 이스타항공이 경영진의 항공업 전문성 부족과 방만 경영이 결합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설립자인 이상직 전 의원은 항공업과 무관한 배경에도 항공사를 창업했지만 경영난에 빠진 끝에 직원 임금 체불과 운항 중단 사태를 일으키며 신뢰를 무너뜨렸다. 이후 부동산 기업인 성정에 인수됐으나 재무 안정성과 운영 전문성에 대한 의문만 키우고 물러난 바 있다. 현재는 사모펀드가 운영 중이다. 

해외 사례도 다르지 않다. 미국의 타워에어는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추다 정비와 안전 관리를 소홀히 했고 이로 인해 JFK 공항 활주로 사고 같은 치명적 사건을 겪은 뒤 2000년 파산의 길로 접어들었다. 중국의 하이난항공 역시 모기업인 HNA그룹의 과도한 다각화와 부채 누적으로 재정 위기를 맞으며 운영 안정성이 크게 흔들렸다.

사진=티웨이항공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의 경영권을 노리는 상황에서도 이러한 우려는 피해갈 수 없다. 리조트·호텔 사업과의 시너지를 강조하는 대명소노의 전략은 흥미롭지만 항공업의 본질은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닌 안전과 안정성의 문제다. 대명소노그룹이 이러한 본질을 간과하지 않고 티웨이항공을 성공적으로 이끌 준비가 되어 있는지 증명해야 하는 이유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명소노는 리조트와 항공업의 연계 가능성으로 사업적 시너지를 낼 여지가 있다"며 "하지만 전략 없이 특정 관광 자산에만 의존하면 고객 외면과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유연하고 신중한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항공업은 기재 운용, 안전 투자,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수적인 산업"이라며 "대명소노는 항공업에 대한 전문성과 노하우가 전무한 상태에서 자금력만으로 진출하려 한다면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기존 사업에서 이룬 강점과 함께 항공 전문성을 강화하고 철저한 전략과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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