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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치부심' 삼성전자, HBM 정면승부 나섰다

  • 2025.01.31(금) 18:58

AI 반도체에 사활…올 2분기 본격화
'엔비디아 HBM3E 8단 승인' 낭보엔 함구
CFO 이례적 컨콜 등판…"반드시 해결"

/그래픽=비즈워치

올 4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희비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갈렸다. 이 기간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은 8조828억원.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2조9000억원)을 훌쩍 웃돌 뿐 아니라 전사 영업이익(6조5000억원)과도 1조5000억원 가량 격차가 난다.

이에 삼성전자는 HBM을 중심으로 하이엔드 시장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메모리 수요 회복세가 올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란 진단 하에 HBM 5세대인 HBM3E 개선제품을 1분기 말부터 양산·공급하고, 올해 전체 HBM 공급량은 전년 대비 2배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관련기사: 반도체 선두 내준 삼성전자…DS영업익 2조원대 '암울'

"HBM3E 개선제품 1분기말 공급"

삼성전자는 31일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서 HBM3E 개선제품을 올 1분기부터 주요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시적인 공급 증가는 2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1분기 고객사 공급을 목표로 HBM3E 제품 개선을 진행 중"이라며 "다만 1분기에는 HBM 제품에 대한 일시적인 판매 제약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최근 미 정부에서 발표한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영향뿐 아니라 당사의 개선제품 계획 발표 이후 주요 고객사들의 기존 수요가 개선제품 쪽으로 옮겨가면서 HBM의 일시적인 수요 공백이 발생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2분기 이후 고객 수요가 8단에서 12단으로 기존 예상 대비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개선제품을 고객 수요에 맞춰 램프업, 올해 전체 HBM 공급량을 전년 대비 2배 가량 확대한다는 게 삼성전자 측 계획이다. 6세대인 HBM4는 올해 하반기 양산이 목표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분기 실적./그래픽=비즈워치

다만 엔비디아 공급 여부 관련, 별다른 언급이 나오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컨퍼런스콜에 앞서 30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이 '삼성전자 HBM3E 8단이 지난해 12월 엔비디아의 승인을 받아 조만간 중국 수출용 제품에 탑재된다'고 보도하면서 관심이 쏠렸으나 관련 설명이나 해명은 없었다.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HBM3E 공급 관련) 주요 고객사 퀄테스트 과정 상 주요 단계를 완료해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다"고 밝힌 것과 다소 대조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일각선 "외신 보도와 달리 엔비디아 퀄테스트가 아직 진행 중이고, 승인 및 납품까진 시간이 보다 소요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결국 삼성전자가 공식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닐 것이란 해석이다.

"딥시크 예의주시, 장·단점 공존할 것"

아울러 삼성전자는 D램의 경우 하이엔드 시장에 주력하고 선단 공정 램프업을 지속, HBM·DDR5·LPDDR5·GDDR7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중국발 저가 공세에 경쟁 심화가 예상되는 DDR4·LPDDR4 등 범용 제품은 매출 비중을 빠르게 줄일 방침이다. 지난해 30% 초반이었던 이들 매출 비중을 올해 한 자릿수 수준까지 내리는 것이 목표다.

최근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발 충격에 대해선 장점과 단점이 공존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부사장은 "신기술 도입에 따른 업계 다이나믹스(역학관계)는 항상 변화한다고 보고 AI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현재 제한적인 정보로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시장 내 단기적 위험 요인과 장기적 기회 요인이 공존할 것으로 예상되고,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가는 HBM를 여러 고객사들에게 공급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업계 동향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은 HBM 제품 판매에 부정적 영향이 있겠지만, 저가형 반도체로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많아질수록 HBM 시장 자체가 확대될 것이란 뜻이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컨퍼런스콜에는 박순철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등판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 실적 콘퍼런스콜에 CFO가 직접 나서서 경영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박 CFO는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주요 사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현재 이슈는 점차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드시 짧은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으며 각 사업 특성상 비즈니스 사이클에 따른 변동성은 분명히 있다"며 "삼성전자 성장 역사를 보면 항상 근본 경쟁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위기 때마다 성장해 왔고 지금의 이슈 또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성장의 기회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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