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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DX 수주전 '뜸들이기' 언제까지…보름 내 결판 난다

  • 2025.03.18(화) 17:43

사업 지연 1년 넘어…내달 방추위 전 결론 전망
기본설계 내세운 HD현대·기술 경쟁 강조한 한화
후속함·대형 함정 시장 주도권까지 좌우해 '민감'

HD현대중공업의 한국형 차세대구축함(KDDX)의 조감도./자료=HD현대중공업

8조원짜리 한국형 차세대구축함(KDDX) 사업의 승자가 곧 가려진다. 보름 내로 HD현대와 한화오션 중 한 곳이 선도함 건조를 따내며 1년 넘게 표류한 사업에 마침표가 찍힐 전망이다.

18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이달 내 사업분과위원회(분과위)를 추가로 열고 선도함 건조 방식을 확정한 뒤 내달 2일 예정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서 최종 승인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사업 방식은 수의계약과 경쟁입찰, 공동개발까지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

핵심은 결국 누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따내느냐다. 이번 사업에는 기본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과 개념설계를 맡았던 한화오션이 맞붙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사업 연속성을 앞세워 수의계약을 주장하는 반면 한화오션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기술력과 수행 능력을 검증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이번 추가 분과위가 사실상 승부처다. 방추위는 형식적 승인 절차에 불과해, 실질적 결론은 분과위에서 갈린다. 결국 선택지는 HD현대중공업의 수의계약 확정이냐, 한화오션까지 경쟁의 장에 올리는 구조냐다. 분과위 개최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1년 미뤄진 이유

KDDX 사업의 지연 배경에는 사업 구조상 맞서는 논리가 모두 존재했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수행한 만큼 사업 연속성과 효율성을 앞세워 수의계약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복잡한 무기체계와 전투체계가 집약되는 선도함의 경우 설계 일관성이 사업 성공의 핵심이라는 논리다.

한화오션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모형./자료=한화오션

한화오션도 공정 경쟁 원칙을 강조한다. KDDX 사업은 개념설계부터 레이더, 전투체계까지 전 과정에서 독자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한 만큼 경쟁입찰을 통해 참여 업체들의 기술력과 역량을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군사 기술 유출 이슈 등도 겹치며 경쟁 입찰 명분이 강화됐다.

이 같은 논리 충돌로 인해 방사청 내부에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1년 넘게 사업이 표류했다. 기본설계 이력을 중시하면 수의계약으로 기울지만, 향후 방산 경쟁력 확보를 고려하면 경쟁입찰 필요성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선도함 건조 이후 후속함 건조까지 연결되는 대형 사업이기 때문에 한 번의 결정이 향후 업계 판도를 가를 수밖에 없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선도함 사업자 선정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따내는 쪽이 사실상 향후 후속함 건조에서도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이 가져간다면 대형 함정 건조 시장에서 독주 체제가 굳어지고 경쟁입찰로 전환되면 한화오션이 대형 함정 시장에 다시 발을 들일 계기가 된다. 시장에서는 사업 지연이 길어진 만큼 방사청이 이번에는 결론을 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KDDX 사업은 총 7조8000억원 규모로 6000톤급 이지스 구축함 6척을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사업이다. 완성되면 한국은 세계 여섯 번째로 이지스급 함정을 독자 설계·건조한 국가가 된다. 기술적 의미와 방산 산업 내 상징성까지 겹친 사업인 만큼 이번 결정이 미치는 파장은 작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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