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이 유럽 친환경 전력기기 시장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북미 데이터센터 특수와 고부가 변압기 호황으로 사상 최대 수익성을 기록한 데 이어 유럽에서 친환경 고압차단기 연속 수주에 성공하며 신성장 거점을 굳히고 있는 모습이다.
유럽 친환경 규제, 시장 기회로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핀란드 EPC(설계·조달·시공) 기업과 145kV급 친환경 고압차단기(SF6-Free) 14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스웨덴 수주에 이은 두 번째 수주다. 이번 제품은 국내 최초 독자 개발한 SF6-Free 모델로, 지구온난화지수가 CO₂의 2만3500배에 달하는 육불화황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차단기는 전력망에 문제가 생겼을 때 전류를 즉시 끊어 설비와 사람을 지켜주는 핵심 전력기기다. 전기 사용이 늘고 송배전망 투자가 확대되면서 변압기와 함께 차단기의 수요도 계속 커지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츠에 따르면 글로벌 차단기 시장은 전력수요 증가와 송배전망 확충, 스마트그리드 확산에 힘입어 지난해 224억 달러에서 2032년 429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CAGR)은 약 8.3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럽은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환경 규제 강화로 친환경 제품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각국 전력망 운영사들이 기존 설비를 친환경 차단기로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시장 선점 기회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에서도 한국전력공사가 올해부터 신설 변전소에 170kV SF6-Free 고압차단기로 전환한 바 있다.
이러한 고부가 제품 중심의 성장 흐름은 회사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상반기 매출 1조9208억원, 영업이익 4273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 22.2%를 기록했다. 고수익 변압기와 차단기 비중 확대, 안정적인 수주잔고(약 9조2281억원)가 뒷받침했다. 이번 유럽 수주는 기존 강세 지역인 중동·북미 외에 신시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미국 대형 데이터센터에 납품되는 345kV급 고압차단기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 내년 상반기 인증 시험을 목표로 420kV 친환경 고압차단기 성능 검증을 진행 중에 있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우호적인 시장 환경에 힘입어 고압차단기 부문의 매출과 수주잔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중동과 미국 등 기존 시장에서 고압차단기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동시에 유럽 시장에 대한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