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 취임 5년을 맞는다. 팬데믹과 공급망 위기 속에서 출발한 정 회장의 5년은 자동차산업의 변곡점과 궤를 같이한다. 현대차그룹은 이 기간 글로벌 톱3 완성차그룹으로 도약했고 전동화 전환과 미래 모빌리티 확장을 통해 자동차의 개념을 바꿨다. [정의선號 5년] 시리즈는 지난 5년간 현대차그룹의 구조 변화와 산업 전략, 기술 확장을 통해 '정의선 리더십'이 남긴 방향성을 짚는다.[편집자]
전기·수소·하이브리드가 자동차 산업의 미래로 부상한 지난 5년, 현대자동차그룹은 내연기관 중심의 제조기업에서 친환경차 중심의 모빌리티 기업으로 체질을 완전히 바꿨다. 정의선 회장은 전동화 전환을 그룹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아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기술력과 생산 역량을 확보했다.
전세계 유일 친환경차 판매 '최상위권'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PHEV 포함) 인도량 기준 7위를 기록했다. 중국을 제외하면 폭스바겐, 테슬라에 이어 3위다. 같은 기간 글로벌 수소전기차 판매는 1300여대로 1위를 차지하며 2위 토요타(700여대)를 두 배 가까이 앞섰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하이브리드차도 글로벌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미국 시장에서 1분기 기준 판매 3위에 올랐다. 전기차·수소전기차·하이브리드차 판매 모두 최상위권에 든 완성차 그룹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현대차그룹은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모델을 앞세워 매년 친환경차 판매 기록을 경신해오고 있다. 2019년 현대차그룹 친환경차 판매량은 37만여대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141만여대로 4배가량 급증했다. 2022년 이후 연간 100만 대 이상 판매를 이어가며 누적 판매는 올해 상반기 700만 대를 돌파했다. 전체 판매 중 친환경차 비중도 2019년 5.1%에서 지난해 19.4%로 상승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현대차그룹 차량 10대 중 2대가 친환경차였던 셈이다.
'전동화 체질 변화' 속도
이 같은 성과의 바탕에는 정 회장의 '전동화 체질 강화' 전략이 있다. 그는 취임 이후 5년 동안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도입 △전기차 생산능력 확충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 확대를 위한 혼류 생산 시스템 가동 △경쟁력 있는 수소전기차 출시 등 친환경차로의 체질 혁신을 동시 추진했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24종이던 친환경차 모델을 현재 45종까지 확대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속도감 있게 개발해 경쟁사와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도 확보했다. 전기차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 구축을 위해서는 업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정 회장의 결단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생산 능력 확대도 병행했다. 지난해 그룹 최초의 전기차 전용 공장인 광명 EVO 플랜트를 준공했고, 인도네시아 배터리셀-전기차 일관 생산 체제도 구축했다. 올해는 미국 조지아주에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세워 주력 전기차 모델 생산을 본격화했다.
특히 주요 공장에는 혼류 생산 시스템을 가동해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을 확대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생산 비중을 늘리고, 주행 성능·연비·정숙성을 개선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했다.
수소전기차 분야에서도 체질 개선이 진행됐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디 올 뉴 넥쏘'를 출시했다. 1회 충전 주행거리 720km, 고효율 동력성능,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편의사양을 앞세웠다. 상용차 부문에서도 '더 뉴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북미 출시하고,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 상품성 개선 모델을 투입하는 등 라인업을 확장했다.
투자·생산 늘려 주도권 잡는다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시장 주도권 유지를 위해 중장기 전략도 제시했다. 2030년까지 친환경차 563만3000대 판매를 비롯해 △하이브리드 모델 28종 확대 △2027년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출시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도입 △아이오닉 3 등 현지 전략형 전기차 출시 등을 추진한다.
국내에서는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과 기아 화성 EVO 플랜트를 통해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한다. 현재 전기차만 생산 중인 HMGMA에서는 하이브리드 생산을 병행하고, 생산능력을 30만대에서 5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친환경차 기술과 상품성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도 지속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국내에만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3000억원을 투입해 차세대 제품 개발, 핵심 신기술 선점, 전동화 및 SDV(소프트웨어중심차) 가속화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요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는 현지 공급망을 확대하고 미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