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아모레퍼시픽이 ‘애널리스트 데이’에서 털어놓은 두 가지 고민이다. 손영철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배동현 부사장 등이 참석해 기존의 ‘2020년 중장기 비전’을 재확인했다. 2020년까지 매출 12조원 달성, 해외 매출 비중 50%까지 확대, 5대 글로벌 브랜드 육성 등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 전략을 유지한 가운데 2011~2012년 이어진 부진의 원인을 진단하고, 회사 측이 발견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부진의 원인은 해외 사업과 국내 방문판매 사업이다.
방판은 아모레퍼시픽 매출의 핵심이었다. 2006년 화장품 매출의 방판 비중은 50%가 넘었다. 하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매출 비중은 23.7%까지 줄었다. 줄곧 지켜오던 1위 자리마저 백화점(26.9%)에게 빼앗겼다. 올 3분기에는 20% 선까지 무너졌다.
김민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고가 화장품 시장은 합리적 소비 패턴에 따른 트레이딩 다운(중산층이 더 저렴한 물품을 구매하는 현상)에 의해 타격을 받았다”며 “특히 고가 화장품 시장에서 방판은 소비자들이 백화점이나 온라인 채널로 이동하는 악재도 겹쳤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방판의 몰락이 앞으로 계속된다는 점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방판 시장은 앞으로도 둔화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방판의 주고객층이었던 시니어층들이 온라인 판매에 익숙해지면서 편리성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백화점이 계속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판의 공백은 온라인 등 신규 판매 채널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고성장세에 있는 온라인·면세 채널의 합산 매출(3분기 1352억원)과 영업마진이 현재 방판과 비슷하거나 높다”며 “방판이 더 악화되지만 않는다면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판 실적은 바닥에 근접했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의 고민거리는 해외 사업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화장품 매출은 2011년 3272억원에서 작년 4428억원으로 35.3%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손실은 95억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올 3분기도 영업손실(-28억원)은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 ‘마몽드’는 구조조정 중이다. 회사 측은 “3분기에는 대리상·전문점 위주의 구조조정을 하고 있고, 올 4분기부터는 저급 백화점의 정리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아 애널리스트는 “마몽드는 중가 제품 중 고급 브랜드로 포지셔닝해 로레알 파리 등과 경쟁하고 있는데, 중가 제품의 중국 내에서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해외 시장은 변수가 많다”며 “2015년까지는 광고 등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쓸 것으로 보여, 수익성 개선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