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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 삼국지]③한국지주, ‘두 마리 토끼’ 좇는 야심

  • 2015.11.02(월) 17:55

옛 동원·한투증권 통합 노하우 차별화된 경쟁력
일정 맞물린 인터넷은행 동시 추진 아킬레스건

한국금융지주는 지난달 29일 대우증권 인수전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올 8월 말 정부의 매각 방침 이전부터 대우증권에 대한 관심을 공공연하게 밝혀온 KB금융이나 실탄 확보를 위해 9월 초 1조원이 넘는 유상증자에 나선 미래에셋증권에 비해 뒤늦은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한국금융지주에게 후발주자라는 외부의 색안경은 문제될 게 없다. 오너 김남구(52)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이 깃발을 꽂은 이상 이제는 진격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대우증권과 인터넷은행이란 ‘두 마리 토끼’를 좇겠다는 야심은 증권사 통합 노하우라는 차별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을런지 모른다.


 

◇ 합병 시너지 효과 후한 평가


 

▲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

김남구 부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한국금융지주의 대우증권 인수전은 명분과 실리 측면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한국금융지주가 대우증권을 인수할 경우 핵심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3조3100억원)과 합쳐 자기자본 7조6100억원에 달하는 거대 증권사의 탄생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수익 면에서는 경쟁사인 KB금융을 압도한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대우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합산 순이익이 4480억원으로 대우증권·KB투자증권 조합의 2630억원에 비할 바 아니다. 특히 KB금융 주력사인 KB국민은행의 올 상반기 순이익(7300억원)의 3분의 2에 해당한다.

아울러 한국금융지주는 합병 시너지 측면에서 경쟁사를 넘어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익 구조가 브로커리지 40%, 자산관리 30%, IB 30% 수준으로 다변화됐기 때문에 대우증권의 자기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증권사 중 해외 거점이 가장 많은 대우증권의 해외 영업망 활용도 가능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직접투자와 금융자문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세 유력 후보 중 유일하게 증권사 합병 후 통합 노하우를 갖췄다는 점도 한국투자증권의 강점으로 꼽힌다. 2005년 2월 동원금융지주가 한투증권을 인수할 때만 해도 소속 자회사인 동원증권은 자기자본 1조558억원으로 업계 10위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2005년 6월 브로커리지(BK) 및 기업금융(IB) 분야에 경쟁력을 갖고 있던 동원증권이 국내 첫 투자신탁사로 출발해 자산관리에 강점을 가지고 있던 한투증권과 합병 출범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0년 동안 업계 최고의 증권사로 발돋했다.

자기자본은 1조100억원에서 3조2200억원(2014년 말 연결 기준), 회사 총자산은 3조9000억원에서 23조6000억원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 고객자산은 50조9000억원에서 105조원대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15%로 5대 대형 증권사 중 1위를 기록했다.

 


 

◇ 화력 분산의 '딜레마'


하지만 한국금융지주에게도 아킬레스건은 있다. 자칫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금융지주는 대우증권 인수전에 화력을 오롯이 집중할 수는 없는 상태다. 우선 한국금융지주는 내년 상반기 출범 예정인 사상 첫 인터넷은행 유력 사업자 후보중 하나다. 금융위원회는 9월 30일~10월 1일 예비인가를 신청한 가칭 ‘카카오뱅크’, ‘K-뱅크’, ‘I-뱅크’ 등 3개 컨소시엄 중 1~2곳에 대해 연내로 인가를 내줄 방침으로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와 함께 카카오컨소시엄의 주력 멤버다.

따라서 라이센스를 받게 되면 한국금융지주로서는 자금력이 분산될 수 밖에 없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설립 자본금만 해도 3000억원으로 이 중 50%를 한국금융지주가 출자할 예정이다. 또한 향후 본격적인 영업 확대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금 소요도 예상해 볼 수 있다.

특히 일정이 겹치고 있는 대우증권 인수전 참여는 인터넷은행 심사에 독으로 작용할 소지도 없지 않다. 자칫 대우증권과 인터넷은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수도 있는 셈이다.

한국투자캐피탈 또한 아직은 사업 초기 확장 단계라 손이 많이 가는 상황이다. 한국투자캐피탈은 증권 중심의 한국금융지주가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2014년 11월 설립한 여신금융업체다. 한국투자증권의 강점인 기업금융을 포함한 투자은행(IB) 부문의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기업여신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캐피탈을 짧은 기간 안정적인 사업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100% 모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200억원 설립 자본금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800억원(520만주)을 출자한 상태다. 또한 한국캐피탈의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한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한국금융지주는 현재까지 총 6000억원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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