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이란 경제 제재 해제…증시 득실 복잡하네

  • 2016.01.18(월) 10:37

건설업·정유화학 등 일부산업 수혜 예상
유가 추가압박…중동 불확실성도 증폭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봉인이 풀리자 국내 경제는 물론 증시 파급 효과도 주목받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국제사회 제재 해제에 따라 대이란 무역 및 투자를 자유화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간 이란에 대해 제한됐던 투자가 풀리면서 건설업 등 관련 기업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증시 입장에서는 유가 하락과 중동 불확실성 증가가 맞물리면서 마냥 반길 상황은 못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 건설업체들, 큰 시장 다시 열린다

 

지난해 7월 이란의 핵협상이 최종 타결된 후 드디어 지난 16일부터 대이란 경제제재가 해제됐다. 이란은 1000억 달러 규모의 해외 동결자산이 풀리고 주된 돈벌이였던 원유 수출 길도 열리게 됐다.

 

이는 그간 이란 원유 생산을 위한 관련 인프라 건설 발주가 막혀있던 국내 건설업체들에게 큰 희소식이다. 이란은 중동에서 사우디아라바이나 아랍에메리트에 버금가는 주요 건설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신증권은 18일 이란 건설시장이 향후 연간 1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해 한국 최대 건설시장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건설업종에는 적지 않은 호재인 셈이다.

 

실제 과거 이란 건설시장은 한국업체에 6번째로 큰 시장이었다. 한국이 이란 제재에 동참하기 전인 2009년까지는 총 해외수주액 비중이 3.5%에 달했다. 1975년 이란 진출 후 각 업체별 수주액은 현대건설과 대림건설이 36억달러 수준으로 가장 많았고 GS건설이 28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이란은 이번 경제제재 해제이후 2020년까지 2000억달러 규모의 신규 플랜트 및 인프라 사업을 발주할 계획이다. 국내 업체들도 수주 경쟁에 뛰어들 전망이다.

 

다만 실제 발주가 현실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고 중국 및 서방국들과의 경쟁환경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란 공사실적이 있는 건설사들에 수혜가 되겠지만 다른 중동국가의 재정 불안정은 공사발주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 건설업체별 역대 이란 수주규모(출처:대신증권)

 

 

◇ 정유업체들, 합성수지 수출 증가 기대

 

건설업과 함께 한국의 대이란 최대 수출품목 중 하나가 합성수지란 점에서 정유화학 업종에도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이란의 경제성장과 구매력 상승, 인프라 투자 증가로 자급률이 낮은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한국의 수출 여력이 증가할 것이란 기대에서다.

 

이란 내부의 석유화학 제품 수요 증가와 함께 중국 내에서도 한국 정유화학 제품의 점유율 상승이 기대된다. 

 

하나금융투자는 경제재제 이전에는 이란의 석유화학 제품 수출국이 주로 중국이었는데 (경제 제재 해제로) 유럽연합(EU)으로 일부 전환되면 국내 석유화학 업체의 중국내 시장점유율 확보가 가능해질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유가 하락이 부담이긴 하지만 원유를 조달해 제품을 만들어 파는 국내 정유업체들에게는 저렴한 조달 기회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 유가 급락 키우는 점은 상당한 부담

 

그러나 증시 입장에서는 건설·정유화학 업체들의 호재 요인보다는 최근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변수인 유가 급락이 더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 경제 제재 해재로 이란산 원유가 국제 시장에 추가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해제 일정이 올해 초로 예고되면서 새로운 재료는 아니지만 이는 연초 유가 급락세가 지속되어온 상황에서 이란의 원유 수출 증가가 수급 여건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이란은 지난 2010년 일평균 380만배럴의 원유 생산량을 유지하다 경제 제재 강화 여파로 2012년부터 250만배럴까지 축소됐다. 미국 에너지정보부(EIA)는 경제 제재 해제 시 원유 수출 재개로 올해 말까지 일일 70만배럴까지 추가 생산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시장에서도 현 수준보다 최대 100만배럴까지 산유량이 증가하면서 유가를 압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유가 하락에 따른 중동 국가들의 재정불안은 국내 증시에 투자된 오일머니 유출과도 연계되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서방의 이란 제재 해제로 기업들의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며 미국 등 국가별 제재가 해제되지 않았고 이란의 국제시장 복귀로 인해 금융시장과 신흥국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과 사우디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원유 감산 타협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지고 있다"며 "재정긴축에 따른 불만이 사회적 혼란과 종파간 갈등을 더 부추기면서 중동 정세가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