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생산 ·판매 중단 여파가 증시에도 휘몰아치고 있다. 최근 헤지펀드 엘리엇의 주주제안으로 신고가를 경신하며 증시 상승을 주도한 터라 파급효과가 더 큰 모습이다. 다만 삼성전자를 둘러싼 우려 자체가 제한되고 있는 만큼 추가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주도주에서 눈올 돌려 상대적으로 견조한 업종들로 관심을 전환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 삼성전자 따라 코스피 출렁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11일) 갤럭시노트7의 글로벌 판매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8% 이상 폭락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 여파로 최근 2060선까지 올랐던 코스피 역시 2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2030선까지 밀렸다.
12일 역시 삼성전자는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가며 장초반 150만원을 위협받기도 했다. 오전 10시1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1.36% 내린 152만4000원을 기록 중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리콜 여파와 자사주 매입 종료, 엘리엇의 주주제안에 따른 지배구조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증시 중심에 놓여있었고 그만큼 지수 영향력이 확대됐다.
이런 상황에서 갤노트7 생산 중단 및 단종 조치에 따른 삼성전자 충격파는 고스란히 증시에 전달되는 모습이다.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충격으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감소분은 우선주와 삼성물산 주가 하락분을 포함하면 22조원에 달한다.
◇ 반도체發 실적 신뢰 지속
다행히 시장에서는 지난달 갤럭시노트7 리콜 당시에 이어 이번에도 삼성전자에 대한 신뢰를 지속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불확실성 확대에 대해 일침을 가하고, 목표주가 하향에 나섰지만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190만~200만원 안팎의 목표가와 함께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갤럭시노트7 여파로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최근 실적 호조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 부문의 호황은 꾸준히 이어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3분기 갤럭시노트7 이슈에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실적 개선으로 7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이런 흐름은 경쟁사 대비 확실한 경쟁우위가 지속되면서 2~3년간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신제품 리콜과 단종이 단기 실적과 주가 방향성에 대한 우려를 촉발했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수요가 견조하다"며 "내년 연간이익 개선 가능성이 여전히 높으며, 연간 이익 훼손에 대한 우려는 성급하다"고 판단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200만원에서 190만원으로 하향하면서도, 반도체와 디스프레이 업황개선을 통한 실적호조세가 지속되고 있고 최근 주가 급락으로 밸류에이션 매력도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 다른 업종에 잠시 관심 돌려라
증시 입장에서도 삼성전자를 등에 업은 상승동력이 주춤할 수 있지만 시장 전반의 충격을 가져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타업종으로의 관심전환 계기가 마련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증권은 "삼성전자로 인한 코스피 왜곡 현상이 불가피하지만 증시가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에 대해 내성을 갖췄고 최근 파운드화 급락에 따른 달러 강세에도 이머징 통화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투자심리 악화가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충격으로 코스피 지수가 하락했지만 에너지와 건설, 금융, 철강업종의 체감지수는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도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최근 상승세를 주도한 업종이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는 동안 가격메리트를 보유한 업종 위주의 순환매 장세에 대비할 것을 조언했다.
이준희 연구원은 내구소비자와 증권, 자동차·부품, 유통, 화학, 소비자서비스, 금속·광물, 조선, 건설, 은행 등의 순으로 밸류에이션 하단부에 위치해 있으며 이중 금속·광물, 조선, 건설, 화학업종은 실적시즌을 앞두고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