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상황이 발생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경제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 경제를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눈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왔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23일 비즈니스워치가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서울코엑스 호텔에서 개최한 '2017 차이나워치 포럼'에서 중국 주식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조 센터장은 먼저 중국 시장에 존재하는 리스크 요인에 대해 설명했다. 조 센터장은 "현재 트럼프는 중국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가져갔다며 중국을 겨냥한 경제 제재조치를 주장하고 있다"며 "의회 동의 없이 대통령 재량으로 실시할 수 있는 조치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미국의 통상법 122조에 따르면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가 발생할 경우 대통령이 최장 150일간 관세를 15% 인상할 수 있는 조치가 있다.
하지만 실제 미국이 중국을 제재하는 조치를 실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조 센터장의 관측이다. 중국의 대(對) 미국 수출품은 대부분 소비재이고, 미국 역시 첨단제품과 자본재 등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어서다.
▲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23일 비즈니스워치가 개최한 '2017 차이나워치 포럼'에서 중국 자본시장 투자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 이명근 기자/qwe123@) |
조 센터장은 "중국과 미국의 수출입 구조는 경쟁이 아닌 상호 보완적 관계"라며 "미국의 제재에 반발한 중국이 대응에 나설 경우 미국도 경제성장 목표인 3.5~4% 달성이 어려워 트럼프가 쉽게 제재에 나서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내부 불안요인도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봤다. 대표적인 게 중국의 부채수준이다. 중국의 총부채 규모는 최근 5년간 연평균 15% 이상 급증했다. 조 센터장은 "중국의 부채는 한국의 외환위기 당시와 달리 대부분이 내부 부채고, 외채 비중은 매우 작다"며 "기업부채 규모가 크지만, 정국 정부가 상당기간 저금리를 유지하고, 가계와 정부로 기업부채를 이전하는 등 몇년전부터 해결책을 갖고 천천히 풀어가고 있어 심각한 위기가 올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이를 토대로 2분기 이후엔 중국 자본시장에 남아있는 불확실성이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고려하면 현재 중국 주식시장이 저평가돼있어 지금이 좋은 투자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조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와 중국은 트럼프 리스크에 가장 많이 노출된 시장이라 주식시장이 미국에 비해 크게 저평가돼 있다”며 “중국 기업들의 이익 성장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는 가운데 환율조작국 지정 및 무역전쟁 이슈가 해소되면서 올해는 중국시장에 장기투자할 만한 좋은 기회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국내 증권가의 대표적 장수 리서치 헤드이자 중국 전문가다. 1994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로 시작해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제조팀장,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했다. 2006년 신영증권 센터장을 맡으면서 중국리서치팀을 구성했고, 2010년부터 중국 상하이 교통대학교 경제대학원에서 공부하며 중국 1들 기업을 분석하는 등 장기투자를 위한 리서치를 주도했다. 현재 금융투자협회 중국자본시장연구회 부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